이날 저녁 7시 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7시 50분쯤 떠났지만 개막식장인 오천 그린아일랜드에서 1㎞ 정도 떨어진 동문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영상 15도의 온화한 봄밤이었지만 아스팔트 바닥 위의 노동자들 마음은 한겨울보다 차가웠다.
한 조합원은 "하루에도 수백 번 복직투쟁을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연대의 힘으로 견디고 있다"며 말하던 도중 울먹이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마이크를 넘겼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조합원도 "끝까지 투쟁해서 언제가 승리할 것을 믿는다"며 "복직해서 4월 1일 정원박람회 개장일에 일할 줄 알았는데 못하게 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조합원은 "민주노총 전남본부 윤부식 본부장과 최현태 민주노총 순천시지부장·이민지 민주노총 전남본부 선전국장 등이 항상 곁에서 도와줘서 여기까지 왔다"며 일일이 이름을 지명하면서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청일점으로 참여한 조합원은 "해고된 노동자 18명 가운데 남성 조합원은 2명 뿐인데 제대로 역할을 해 나가겠다"며 "국가정원은 바른 말하는 사람을 버티기 힘들게 한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윤부식 본부장은 "국가정원 해고 노동자들의 마음을 윤 대통령이나 노관규 순천시장이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국가정원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상시 근로자의 경우 고용을 승계한다는 정부 지침대로 노 시장이 고용 승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노 시장은 지난 27일 '프레스데이'에서 국가정원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대해, 특정 노동자의 범죄 경력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공공연대노조 순천만국가정원지회는 개장일인 1일 오전 11시에도 동문 광장 앞에서 '누구를 위한 정원박람회인가? 부당해고 철회하고 정부지침대로 고용승계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