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조한 날씨 속에 각종 부주의에 따른 산불이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천시 봉양읍 명도리 봉황산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 때는 30일 오후 1시 10분쯤.
초속 10m에 달하는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불길은 순식간에 산 전체를 뒤덮었다.
명도리 오병운 이장은 "어제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고, 그다음부터는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됐다"며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 대피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당시 산기슭을 타고 화선을 형성하던 불길은 한때 민가 방면으로까지 번졌다. 산과 인접한 주택 1m 앞까지 불길이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급기야 산림청은 화재 발생 2시간 만에 '산불 1단계'에 이어 '주민 대피령'까지 내렸다.
이에 마을 주민들과 인근 요양시설 입소자 등 수십 명이 긴급 대피했다.
하지만 주불 진화 1시간여 만인 오후 8시쯤 반대편 능선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늦은 저녁 헬기가 뜨지 못하는 탓에 산림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방화선을 구축하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불이 더 번지지는 않고, 21시간 만인 31일 오전 9시 30분쯤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축구장 면적 30배에 달하는 산림 21㏊가 소실됐다.
산림당국은 담배불 등 실화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근 CCTV를 분석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충북에서 산불 대응 1단계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인데다, 제천 봉황산 산불은 2021년 2월 74㏊가 소실된 영동 매곡 산불 이후 가장 큰 피해 면적을 기록했다.
봄철 건조한 날씨에 곳에 따라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도내에서 발생하는 산불도 크게 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한 달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과 들불만 무려 30건으로, 8건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를 넘어섰다.
특히 도내 전 지역에 연일 건조특보가 내려지고, 청주지역은 건조경보로 격상되는 등 화재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산림당국은 봄철 산불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등산객들의 부주의나 농업 부산물 소각에 따른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