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인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의 창문을 뜯어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통당국은 이를 '철도 덕후'의 소행으로 보고 자진 반납할 것을 요청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5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 2호선 290편성 4호차 노약자 자리의 상부 창문이 사라졌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창문은 공기 순환등을 위해 부분적으로 여닫을 수 있게 설계됐다.
공사에 따르면 용의자는 운행 중인 2호선 해당 칸에서 상부 창문 1개를 뜯은 뒤 미리 준비해온 가방에 담아 신도림역에서 하차했다. 당시 열차 안에는 승객들도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키 170~180에 짧은 스포츠형의 머리로 당시 검은 츄리닝 상의와 어두운 바지, 짙은 가방을 착용했다고 한다.
공사는 "30일 4시경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안전상의 이유로 잠시 운행 중단됐던 해당 열차는 다음날인 31일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사는 철도 동호회 커뮤니티 등에 '창문을 훔쳐 간 사람을 찾는다'라는 긴급공지를 올리며 "31일까지 반납 시 선처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3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특별히 제보가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는 열차의 창문을 열 수 있다는 것조차 모르기 때문에 용의자를 철도 동호회 회원으로 추정했다"며 "폐차의 부품을 소장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운용 중인 창문을 훔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수사 진행 중인 사항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범인 검거 후 동기 등을 고려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