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정지석(28·대한항공)이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평소보다 큰 세리머니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도맡았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 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 시즌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20-25, 25-23, 25-23, 25-17)로 이겼다. 5전 3승제 시리즈의 기선을 제압했다.
정지석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장해 블로킹 3개, 서브 득점 1개 등 16점을 올렸다. 주포 링컨(28점)이 막히면 정지석이 화끈한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평소와 다르게 이날 정지석은 점수를 낸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는 몸짓을 자주 했다.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의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도 펼쳤다. 정지석과 함께 신바람이 난 대한항공은 1세트를 내줬지만 이어진 3세트를 모두 따내 역전승을 챙겼다.
정지석은 경기 후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님이 심판에게 항의를 많이 했다. 저희 감독님은 항의를 자제하는 편"이라며 "그래서 제가 세리머니를 크게 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날두 팬이라 호우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웃어 보였다.
2세트 정지석은 코트에서 오른팔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할 때도 있었다. 득점 후 김규민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갑자기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지석은 "규민이 형이 벤치에 있다가 들어오면서 하이파이브를 풀 스윙으로 했다"면서 "팔에 전기가 온 듯 찌릿한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자 모서리에 팔꿈치를 부딪히는 시늉을 하면서 "학교 다닐 때, 정전기가 나는 느낌. 피카츄"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차전 승리로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자 V-리그 구단 역대 2번째로 트레블(컵 대회·정규 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5판 3선승제 시리즈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대한항공은 오는 1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