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23시즌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시범 경기에서 9승 3패 1무 승률 7할5푼을 기록, 1위에 등극했다. 시범 경기에서 1위에 오른 건 2021시즌 이후 2년 만이다. 개막을 앞두고 화끈한 돌풍을 예고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30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3시즌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2년 전 리빌딩을 할 때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성장을 도왔다"면서 "그동안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외부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팀의 뎁스가 두터워졌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올 시즌 좋은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뒤 한화는 최하위 탈출을 위해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채은성, 이태양, 이명기, 오선진 등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LG로부터 6년 총액 90억 원을 주고 데려온 베테랑 내야수 채은성(33)에 거는 기대가 크다. 채은성은 LG 유니폼을 입고 뛴 지난 시즌 126경기 타율 2할9푼6리 138안타 204타점 48득점 12홈런으로 활약, 팀을 정규 리그 2위에 올려놓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우승을 다투던 LG에서 최하위 한화로 넘어왔다. 하지만 채은성은 "처음 팀을 옮기고 나서 (최하위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건 사실인데 오히려 놀란 게 더 많다"면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미래가 더 밝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채은성은 한화 이적 후 차세대 거포 노시환(22)의 멘토가 됐다. 채은성에게 타격 조언을 받은 노시환은 이번 시범 경기에서 12경기 타율 4할7푼1리 16안타 33타점 10득점 5홈런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채은성은 "내 지분은 전혀 없다. 시환이가 잘 준비했고 나는 도와준 게 없다"면서 "그저 이야기를 들어줬을 뿐이다. 시환이가 작년에 부진해서 올해 더 열심히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선배로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채은성이 팀의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지만 채은성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는 "선배 역할을 하러 왔다기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왔다. 야구를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선배 역할은 후배들의 안 좋은 점이 보일 때마다 바로 이야기해 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위기가 중요하다. 항상 이기면 좋겠지만 질 때도 있고 실수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젊은 선수들 모두 충분히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채은성은 또 "선배로서 본인을 많이 믿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화는 오는 4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과 개막전을 치른다. 채은성은 "가을 야구도 많이 해봤지만 개막전이 제일 떨린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면서 "안우진이 선발로 나서는 게 걱정되지만 우리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