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여정·도영 행보는 복수와 파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넷플릭스 제공
말 그대로 '신드롬'이다. 수많은 시청자가 "연진아"를 외쳤고, 해외에서는 K-복수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흥행 열풍의 주인공 김은숙 작가는 "지금 너무 신나요"라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파트 2 공개 이후 3주 연속 비영어 부문 1위를 지킨 '더 글로리'는 4억 1305만 시간 누적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로 올라섰다.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작품으로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잇는 놀라운 성과다.
 
'복수극'이란 첫 장르물을 선보인 김은숙 작가의 도전은 '성공'했다. 지금 매우 신난다는 김 작가는 전 세계 시청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자신이 꼽은 '더 글로리' 명장면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넷플릭스가 전한 김은숙 작가의 일문일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더 글로리'에 많은 사랑을 보여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더 글로리'가 TV 비영어 부문 6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도 말씀해주세요.
 
감사의 인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해서, 이 지면을 빌어 짧고 굵게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 저 지금 너무 신나요!"
 
▷ 파트 1 이후 파트 2가 공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요. 그사이 어떻게 지내셨나요?
 
드라마 작가의 숙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방송하면 본방송이 끝나고 시청률이 나오는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약 8시간 정도의 지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OTT니까 그냥 즐기면 되겠다고 했었는데, 웬걸요. 파트 1과 파트 2 사이에 100일도 넘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어요.(웃음) 드라마 작가의 숙명인 듯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겼는데요. 작가님은 어떤 대사와 장면이 인상 깊게 남았는지 궁금합니다.
 
대사를 뽑으면 한도 끝도 없어서 신으로 뽑아 봤습니다.
 
1. 경찰서 장면의 "들어야죠. 18년이나 지났지만." 이유는 경찰분과 동은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다 알고 보면서도 눈물 났어요.
 
2. 어린 동은과 빌라 주인 할머니의 과거 신 "봄에 죽자 봄에." 손숙 선생님께서 대사 뱉자마자 어린 동은과 같은 타이밍으로 오열했어요.
 
3.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 "사랑해요" 이유는 동은을 핑계로 살고 싶은 여정과 여정을 핑계로 살고 싶은 동은의 "사랑해요"는 '살고 싶어요'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4. 소희 빙의되는 굿판. 모든 상황이 좋았어요. 벌전을 내리는 소희의 존재를 기댈 대사 한 줄도 없이 그대로 느끼는 동은의 연기가 압권이었어요.
 
5. 여정과 도영의 바둑 신. 여정이가 얘기하는 피해자들의 '원점'이 좋았습니다. 그 대사가 '더 글로리'의 주제이기도 하고, 여정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도현씨는 숨소리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전달해 주셨어요.
 
6. 연진과 신 서장의 장례장 신. "됐고요! 수습하실 거죠!" 하는 연진의 연기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동은과 여정의 현재와 미래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여정과 도영의 행보는 결국 복수와 파멸이 맞습니다. 복수의 과정에서 이미 그들도 가해자가 되고 그래서 그렇게 또 다른 지옥인 교도소를 향해 가는 것 말고는 살아갈 방법을 모르는 두 사람인 거죠. 하지만 여정과 동은은, 둘이 함께니까 천국을 향해가듯 지옥을 향해갑니다. 참으로 미친 사랑입니다.
 
▷ 정말 모든 배우가 하나같이 열연을 펼쳤고, 그들의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성인 연기자들께는 그동안 영상을 통해, 사석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는 그 외 연기자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동은오적'을 연기해준 아역 연기자들, 예솔부터 손숙 선생님까지, 그리고 극에 등장해주신 모든 엄마, 그리고 정말 단 한 장면도 빈 곳 없이 꽉꽉 채워주신 그 외 모든 연기자께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직접 꼽은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껴 보셔도 되고 한꺼번에 보셔도 되고 것도 아니면 아주 먼 후일에 보셔도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꼭 봐주세요. 그래서 피해자분들의 '원점'을 꼭 응원해 주세요.
 
▷ 마지막으로 동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사랑하는 동은아. 많이 아팠을 거야. 많이 울었을 거야. 더 많이 죽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도 뚜벅뚜벅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 힘들었겠지만 네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이 누군가에겐 '지도'가 되었단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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