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의 부상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소중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1 대 2로 졌다. 손준호(31·산둥 타이산)는 클린스만호에서 2경기를 소화하며 3월 A매치 일정을 마쳤다.
여느 때처럼 손준호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 시절부터 붙박이 주전을 차지한 정우영(알사드)이 있었다.
손준호는 후반 정우영이나 다른 선수의 체력이 떨어질 때, 전술적 변화가 필요할 때 교체로 투입됐다. 지난 24일 콜롬비아전(2대2 무)도 손준호는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24분 정우영과 교체돼 첫 클린스만호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우루과이가 1 대 0으로 앞선 전반 33분, 정우영이 갑자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경합은 아니었고 상대의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투입된 의료진은 정우영이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손준호는 급히 투입 준비를 했다. 몸을 제대로 풀 겨를도 없이 전반 35분 교체로 투입됐다.
이른 시간 교체 기회를 잡은 손준호는 수비수와 공격수 사이에서 빠르면서도 간결하게 플레이했다. 특유의 활동량을 무기로 전방 압박부터 수비 가담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손준호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약 6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고 신임 사령탑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손준호는 경기 후 "우영이 형의 부상 때문에 생각보다 좀 많이 뛰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팀에서 새로운 감독님이 요구하는 것을 경기장에서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바뀌어서, 좀 더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증명 받고 싶어서, 빨리 출전했지만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상대 선수 중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투입 전 손준호에게 발베르데를 잘 체크할 것을 주문했다. 감독의 요구대로 손준호는 발베르데의 움직임을 막으며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축구에 대해 손준호는 "첫 번째 터치 자체를 공격적으로 하는 것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공을 뺏었을 때 얼마만큼 빨리 앞에 있는 선수를 찾느냐를 정말 많이 강조한다"고 언급했다.
손준호는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났다.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면서 다음 경기 승리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