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0년대 보안사령부가 서울제일교회 교인들과 고(故) 박형규 목사를 대상으로 자행한 '교회 파괴 공작 사건'이 지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진실로 규명됐습니다.
진실화해위는 과거 잘못에 대해 국가 기관이 사과할 것을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사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제일교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오늘(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한혜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표한 '서울제일교회 종교계 민주화운동 탄압 사건' 진실규명 보고섭니다.
이 사건은 1980년대 초 전두환 정권의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가 개입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서울제일교회 고 박형규 목사와 교인들을 감금, 폭행한 사건입니다.
당시 수사기관이 교회 내 문제라며 서울제일교회 폭력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녹취] 정원진 목사 / 서울제일교회
"폭행이 가해질 때마다 저희 교회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들이 폭행을 당하는 교인들을 보호해 준 것이 아니라 이것이 쌍방 폭행이라든지 아니면 교회 내분이라든지…"
진실화해위는 제45차 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수사기관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박형규 목사를 비롯한 서울제일교회 교인에게 사과하고 이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제일교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국가기관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정인숙 장로 / 서울제일교회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진화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및 피해와 명예를 회복할 적절한 조치를 진심을 다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취할 것을 촉구한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진실화해위원회가 말한 '종교계 문제 인물 와해 계획'에 대한 실체를 명백히 밝히고, 관련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향후 피해 당사자들과 연대해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조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