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소녀 화려한 피날레?' 장고 끝 결단이 낳은 값진 2연패

포스코인터내셔널 선수들이 25일 경기 수원시 탁구 전용 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체육관)에서 열린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유한나(아래부터 시계 방향), 김나영, 김별님, 양하은, 유시우, 김예린. KTTL

디펜딩 챔피언 포스코인터내셔널(이하 포스코인)이 한국프로탁구리그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한국 여자 탁구 에이스 전지희(미래에셋증권)의 이적에도 선수단이 똘똘 뭉쳐 이뤄낸 값진 결실이었다.

포스코인은 25일 경기 수원시 탁구 전용 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체육관)에서 열린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매치 스코어 3 대 2로 눌렀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정규 리그 1위에 오른 포스코인은 상위 팀의 어드밴티지로 1승을 안고 챔프전에 올랐다. 포스코인은 3위 미래에셋증권에 24일 1차전을 접전 끝에 2 대 3으로 내줬지만 2차전을 이기면서 2승 1패로 챔프전에서 승리했다.

포스코인은 한국 탁구의 1973년 사라예보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을 기념해 새로 제작된 우승 트로피 '사라예보컵'과 우승 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준우승을 거둔 미래에셋증권은 2000만 원, 3위 삼성생명은 1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올 시즌 포스코인은 국가대표 에이스 전지희가 빠지면서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물론 전지희는 초대 KTTL에서 부상으로 역할이 크지 않았지만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순위(24위)로 수년 동안 대표팀의 간판이었다. 실제로 전지희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올 시즌 다승 3위(14승 6패)로 팀의 포스트 시즌(PS) 진출을 이끌었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은 윤효빈이 PS에서 신들린 활약을 펼치며 챔프전까지 진출했다. 윤효빈은 정규 리그 2위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PO)에 이어 포스코인과 챔프전 1차전에서도 상대 에이스 양하은을 꺾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전혜경 포스코인터내셔널 감독(오른쪽)이 25일 경기 수원시 탁구 전용 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체육관)에서 열린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단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KT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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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 전혜경 감독은 1차전 뒤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쉬운 패배를 안은 뒤 전 감독은 일찍 경기장을 빠져나가 2차전 구상에 들어갔다. 전 감독은 "원래 마지막 5단식에 유한나를 대부분 투입했는데 같은 왼손잡이 선수와 대결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유한나는 심현주와 5단식에서 9 대 3까지 앞선 2세트를 내주면서 패배를 안았다.

이에 전 감독은 "대진 변화를 검토하겠다"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유한나를 가장 먼저 내보내는 대진이었다. 사실 1단식은 5전 3승제의 KTTL에서 기선 제압의 이점이 있는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경기다. 그러나 전 감독은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유한나는 1단식에서 상대 에이스 전지희에 0 대 2 패배를 안았다.

하지만 전체 승부에서는 포스코인이 이겼다. 에이스 양하은이 2단식에서 2 대 1로 윤효빈의 돌풍을 잠재웠고, 4단식에서도 전지희를 2 대 0으로 잡는 기염을 토하며 팀을 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승을 이끈 에이스 양하은. KT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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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히든 카드이자 얼짱 소녀 김나영이 5단식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오른손잡이 김나영은 전날 유한나에 패배를 안긴 심현주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1세트 11 대 1, 2세트 11 대 3 등 큰 점수 차로 심현주를 압도했다. 왼손잡이에 강한 심현주에 유한나 대신 김나영을 투입한 작전이 대성공한 셈이었다.

포스코인은 주장 양하은을 중심으로 김나영, 유한나 등 어린 선수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2연패를 달성했다. 양하은 정규 리그 다승 2위(17승 5패)에 올랐고 유한나가 6위(7승 3패), 김나영이 9위(7승 11패)에 자리했다. 김나영은 복식에서 유한나와 5승 무패의 성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전 감독의 용병술까지 더해 2년 연속 최강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 감독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노력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결승에서 양하은이 에이스이자 고참답게 정말 잘 해줬다"면서 "유한나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김나영에게 승부를 걸었는데 다행히 작전이 잘 전개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 감독은 "구단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정탁 대표이사님(부회장)과 송종찬 단장님 등 구단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육선희 감독이 이끄는 미래에셋증권은 선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정규 리그 3위의 첫 챔프전 진출 돌풍을 일으킨 미래에셋증권은 윤효빈의 가능성을 확인한 가운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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