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우는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오늘 말하기 많이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후에 저의 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네. '학폭 가해자' '학폭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내는 시간이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드라마 '더 글로리'가 방영된 날 이후부터는 제2의 연진(극중 학폭 가해자 배역명)이라는 꼬리표가 추가로 달렸더군요"라고 전했다.
앞서 2021년 초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중학생 시절 심은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심은우의 주도로 따돌림을 당했으며, 친한 친구들과 멀어지게 하는 이간질이 있었고 반에 들어가기도 무섭고 급식도 제대로 못 먹었다는 내용이었다. 여전히 지내는 데 지장이 있어 폭로하게 되었고, 진정한 사과를 바란다고도 돼 있었다.
심은우는 이 글을 언급하며 "처음 글을 접했을 때는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저로 인해 상처받고 지금까지 힘들다는 사람의 말을 내 기억에 없다고 무조건 아니라고 부인하고 무시할 게 아니라 먼저 그 친구의 얘기를 직접 들어주는 게 맞다고 의심 없이 생각하여 바로 연락을 취한 것이 '기억이 안 나면 고소를 해야지 왜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는가'로 화가 되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를 6개월 동안 촬영하고 있던 심은우는 "드라마 팀 모두가 나로 인해 피해를 받는 상황과 학폭을 했냐 안 했냐, 오로지 했냐 안 했냐로 조여오는 압박에 무섭고 두려웠습니다"라며 사과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팀에서는 학폭 의혹 배우인 저를 드라마에서 하차시킬 수 있었지만 그 친구의 마음이 덧나지 않게 사과를 하는 것에 뜻을 모아주고 하차시키지 않는 걸 선택해주었고, 피디님이 직접 동해의 그 친구 부모님 댁에 찾아뵙고 거듭 사과를 드리고, 그 친구의 저는 만나기 싫다는 의사로 피디님과 당시 제 소속사에서 그 친구와 언니를 직접 만나 사과를 하고 저는 당시 제 인스타그램에 공개 사과문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과를 한 것이 그렇게 학폭 인정이 되었습니다"라고 썼다.
심은우는 "중학교 1학년 때 저는 남들보다 욕심도 이기심도 질투도 많고 내가 돋보이고 싶고 참 정말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라면서도 피해자가 주장하는 내용 중 사실과 다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다른 반이었던 사이에 싸우게 됐는지, 그 친구가 기억하는 다른 무리가 누구인지, 다른 반이었는데 반에 들어가기 무서웠던 모든 화살이 왜 자신에게 온 건지, 우리 집은 닭집을 하지 않았는데 이 기억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심은우는 "그럼에도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그 친구의 힘든 기억 속에 제가 있다면 정말 사과하는 마음 그때도 진심이었고 여전히 진심입니다. 하지만 제 학창 시절 전체가 학폭 가해자였던 걸로 오인되어 현재는 신체적 가해를 무참히 입힌 더 글로리 제2의 연진이, 연진이 같은 사람으로까지 낙인되어버린 것이 너무 속상하고 힘이 듭니다"라고 고백했다.
"저도 학교 폭력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한 심은우는 "배우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모든 시간들이 익명으로 쓰여진 글 하나로 부정되고 누가 심판하는지 모를 끝이 안 보이는 자숙의 시간을 요구받고 작품을 할 기회가 오지 않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습니다"라며 수많은 악플, 게시물에 관해 "앞으로는 지나가지 않고 처벌을 위해 신고하겠습니다"라고 알렸다.
심은우는 "이 글이 나를 더 끝없는 터널로 데려가는 건 아닐지, 영영 배우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지 너무 두렵고 두렵습니다. 나비 작가님 연출님 모든 배우 스태프분들 정말 말로 다 못 하게 죄송합니다. 다 너무 미안해요. 저 잘 지내고 싶어요. 늘 부족한 저로 인해 과거 언젠가라도 조금이나마 상처받은 사람들 있다면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전했다.
2016년 드라마 '원티드'로 데뷔한 심은우는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수상한 파트너' '라디오 로맨스' '러브씬넘버#'와 영화 '세이레'에 출연했다. 김희애 주연작 '부부의 세계'에서 데이트 폭력 피해자 민현서 역을 맡아 널리 얼굴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