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차은우 연기력 혹평 떨쳐낸 '아일랜드' 성장사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서 구마사제 요한 역을 맡은 배우 차은우. 티빙 제공
처음 차은우를 따라다녔던 수식어는 '얼굴 천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야말로 어딜 가든 비주얼만으로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랬던 차은우가 연기를 시작했을 땐, 당연히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았다. KBS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서 조연을 한 다음 차은우는 바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주인공 역을 꿰찼다. 상당히 빠른 기세였다.

그 후로도 차은우를 찾는 작품은 넘쳐났다. 특히 '잘생긴' 이미지 때문인지 '여신강림' '신입사관 구해령' 등 청춘 로맨스 장르가 주를 이뤘다. 그런 의미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는 차은우의 연기 인생에 충분히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작품이었다. 장르물이다보니 관계성 안에서 설렘을 유발하는 연기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서사, 그리고 액션에 집중했다.

차은우가 연기한 요한은 헤드폰을 끼고 다니며 '힙'하게 구마 의식을 하지만 가슴 깊이 상처를 가진
인물로, '신의 권능을 행하는 자'이다. 구마사제라는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차은우는 평소보다 더 치열하게 캐릭터 연구에 몰입했다. 이전처럼 독보적인 1번 주연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자신보다 앞서 극을 이끄는 선배들이 있어 많은 성장과 배움을 이뤘다. 덕분에 '아일랜드' 속 차은우는 지금껏 봐왔던 그 어떤 작품 속 차은우와도 달랐다.

2부까지 이어진 긴 시리즈였지만 촬영을 떠올리는 차은우의 얼굴엔 전혀 힘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차은우는 '아일랜드' 안에서 자신이 해낼 몫을 분명히 해냈다. 사제복을 입은 차은우는 당연히 빛났지만 단지 비주얼 때문만은 아니었다. 깊이 요한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간 노력과 진심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늘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는 신조대로 살아갈 차은우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다음은 차은우와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서 구마사제 요한 역을 맡은 배우 차은우. 티빙 제공
Q 해외 시청자들에게서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A 저도 회사 통해서 들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기분도 좋으면서 이상한 마음이다. (웃음) 시청자들을 만나보면 직접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제주도라는 공간이 주는 또 다른 한국의 느낌도 있는 것 같고, 판타지 액션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 김남길 선배님처럼 각자 캐릭터를 열심히 표현해 주신 걸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했다.

Q CG(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상당히 많았을텐데 연기가 쉽진 않았겠다

A 저에겐 상대적으로 재밌는 시도와 도전이었다. 어렵다면 어려운 점이기도 한데 그래서 더 이야기나 소통이 중요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 CG팀과도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유기적으로 작업을 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더 이해도가 생겼다. 상상을 하면서 더 집중하고 몰입하려고 했다. 스태프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최연소 구마사제이면서 상당히 'MZ세대' 느낌의 캐릭터였다

A 최연소 바티칸 사제라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특히 K팝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구마 의식을 하거나 그런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요한스러워서 되게 좋았다. 장난기도 있고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본인의 사명을 이행해야 할 때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모습이 매력적인 부분이 재미있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서 구마사제 요한 역을 맡은 배우 차은우. 티빙 제공
Q '아일랜드'라는 작품이 무엇을 남겼는지


A 저에게 도전이기도 했지만 평소 좋아하던 선배님들과 같이 하는 것 자체가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는 과정이었다. 그분들과 함께 하는 동안 뿌듯했고, 어떻게 하시는지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거 같다. 너무 중요한 부분이고, 이렇게 수많은 스태프분들과 어떻게 호흡을 하는지, 어떻게 캐릭터에 접근을 해서 준비를 하는지 이런 궁금했던 부분들을 많이 배웠던 거 같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좀 봐서 제 식대로 스타일을 더 발전시키고, 잘 섞이고 버무려지면서 저도 모르게 쌓인 게 많아진 것 같다. 연기가 더 재미있어지기도 하고, 동시에 쉽지 않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작품이다. 탐구해서 들어가고 캐릭터로 살아가는 게 신기한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욕심도 더 커진 것 같다. 잘하고 싶고, 잘해내고 싶었다.

Q 사제복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평가도 빼놓을 수 없다

A 현장에서도 스태프분들, 의상팀분들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해주셨다. 김남길 선배님도 사제 역할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 '괜찮은데?'라고 하시더라. (웃음) 사제복을 입으면 내가 상상만 하는 요한의 모습에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경건해지는 느낌도 들면서 신의 권능을 행하는 자의 느낌도 동시에 받아서 너무 좋았다.

Q 실제로 사제를 만나는 등 열심히 요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A 사제라는 직업이 흔한 직업은 아니라 처음으로 그렇게 직접 캐릭터의 직업인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고 준비했다. 이탈리어나 라틴어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언어는 아니다보니 신부님을 만났을 때 그런 발음 등도 녹음해서 듣고 그랬다. 제가 만나 뵌 신부님도 구마사제를 실제로 만나 보신 적은 없는데 그 분이 들었던 경험담을 전해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좀 신비한 캐릭터에 대해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일단 신부님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듣는 것 자체로 사제의 삶에 조금 접근할 수 있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서 구마사제 요한 역을 맡은 배우 차은우. 티빙 제공
Q 배우 최태준과 형제 호흡을 하기도 했다. 형을 구마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감정신이 인상적이었다


A 제가 제일 어려워하기도 했고, 좋아했고,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 중 하나다. 형 서사가 요한이에게는 제일 메인 에피소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 그걸 잘 표현해야 요한이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촬영 전에 대본을 받고 읽으면서도 몇 번 울기도 했다. 진짜 형을 제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저도 사실은 남동생이 있다. 현실에서는 제가 형이고 동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동생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깊게 생각도 하다보니 더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거 같다.

Q 어느덧 데뷔 10년을 향해 가고 있다. 연기도 초반에 아쉬운 평가가 있었지만 거듭 성장을 이룬 것 같다

A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바쁘게 정신없이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한다. 데뷔했을 때는 선배들을 보며 언제 제가 이렇게 될 수 있을지 생각했는데 열심히 달려왔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도 돌이켜보면 뿌듯하다. 연기는 경험이 쌓일수록 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부분도 있겠지만 그 당시엔 최선을 다했던 거고, 지금의 저는 지금의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늘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 그렇게 접근하는 것 같다. 지금 쌓인 것들로 또 나중에 더 표현할 수 있는 게 생겼으면 좋겠다. 제가 해 나갈 것을 잘 이어가다보면 나중에는 어떤 지점에 도달해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제가 주어진 것은 그 이상으로 좀 해내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게 습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Q 올해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A 요리를 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알려준 거나 혼자 유튜브를 보고 따라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소질이 없진 않은 거 같아서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얼마 전에 매니저 형이 대형 운전면허시험을 봤다가 떨어졌다. 그래서 놀리고 장난쳤는데 시간이 있으면 여러 자격증도 많이 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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