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PO 1차전.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세트 스코어 3 대 1(25-18, 23-25, 25-15, 25-17) 승리를 거둬 챔피언 결정전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패배를 당한 현대건설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 됐다.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 이윤정은 평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지만 알고 보니 큰 경기에 강한 선수였다. 전위, 후위 가릴 것 없이 정교한 토스를 올리는 등 팀의 공격을 진두 지휘했다. 어려운 백 토스도 능숙하게 해내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다.
공격 삼각 편대가 이윤정의 토스를 받고 화력을 뿜었다. 외국인 선수 캣벨이 양 팀 최다인 29점을 터뜨렸고, 박정아와 배유나가 각각 17점과 13점을 보탰다.
외국인 선수 몬타뇨의 활약이 아쉬웠다. 몬타뇨는 팀 내 최다인 20점을 책임졌지만 공격 성공률이 33.33%에 불과했다. 범실은 무려 8개에 달했다. 승리를 거둔 2세트에서만 8점으로 존재감을 발휘했을 뿐 팀의 패배를 막기엔 힘이 모자랐다.
강 감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몬타뇨의 활약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위스 리그 등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해봤는데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재 몇몇 선수들의 몸 상태도 온전치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은 무릎 수술을 미루고 포스트 시즌에 임하고 있고,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김연견은 아직 가벼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강 감독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방법이 많지는 않다. (양)효진이를 살리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면서 "몬타뇨도 살아나야 한다. 한두 명만 갖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대영(42), 임명옥(37), 배유나(34) 등 베테랑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김 감독은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승산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나이가 많아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3차전까지 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도로공사는 기세가 바짝 오른 상태에서 현대건설을 홈 구장인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으로 불러들인다. 도로공사가 PO 승부를 2차전에서 끝낼지, 현대건설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3차전까지 끌고 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