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구감소에 비상…'연애하라' 봄방학 실시 대학 등장

서남항공직업학원 홈페이지 캡처

결혼 기피와 출산률 저하로 인구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청년층의 연애를 장려하기 위해 일주일간의 봄방학을 실시하는 대학까지 등장해 화제다.

중국 사천일보 등 현지 매체는 23일 쓰촨성 청두에 위치한 4년제 대학인 서남항공직업학원이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봄방학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공휴일인 청명절(4월 5일) 앞뒤로 이틀씩 쉬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봄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봄방학을 실시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다름 아니라 학생들이 봄방학을 이용해 나들이나 여행을 가서 이성을 사귀라는 것. 그래서 봄방학 캐치프레이즈도 '나가서 꽃구경하고, 연애하라'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 집중적으로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뿐만 아니라 쓰촨 몐양에 위치한 항공직업학원도 동일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봄방학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들 대학의 봄방학 시행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가 하면 수만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호응했다. 누리꾼들은 댓글 등을 통해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대학의 봄방학 시행은 중국의 인구감소 문제 해결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청년층에 만연한 결혼 기피 현상이나 출산률 저하 문제와 결부지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의 인구는 내리막길에 접어 들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년보다 85만 명 감소한 14억 1260만 명을 기록했다. 60년 만에 첫 감소다.

중국은 지난 2021년에 산아제한 정책을 완전히 폐지해 부부가 세 자녀 이상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고 각 성마다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높은 양육비와 가족과 결혼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변화, 3년간 이어진 가혹한 제로코로나 정책이 인구 감소를 촉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연합(UN)은 중국이 올해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내줄 것으로 전망했다. UN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2050년에 13억 1300만 명으로 감소하고 2100년에는 8억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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