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와 준플레이오프(준PO)가 열린 22일 서울 장충체육관. 이날 경기에서 권 감독이 기대했던 '미친' 선수가 등장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서재덕이 공수 겸장으로 활약해 팀의 PO 진출을 견인했다.
서재덕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타이스와 쌍포를 이루며 공격을 이끌었다. 서브 2점을 포함해 13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 50%로 펄펄 날았다.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점수가 나올 때마다 크게 환호하며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권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다들 조금씩 미친 것 같았다"면서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가장 '미친' 모습을 보여준 선수로 서재덕을 꼽으며 "(서)재덕이가 리시브, 공격, 서브 모두 완벽하게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재덕은 "경기 전에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도 "막상 경기장에 오니까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미쳐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라 생각한다. 기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상대를 잡아 먹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원정 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서재덕은 "경기 전 우리카드 선수들이 홈 팬들이 비춰준 하얀 불빛을 받고 입장을 했는데, 우리 팬들도 빨간 불빛을 밝혀줘 소름이 돋았다"면서 "크게 감동을 받았고 힘이 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현대캐피탈과 PO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전력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3선 2선승제 PO 1차전을 치른다. 서재덕은 "아까는 이겨서 너무 좋았는데, 다음 경기를 생각하니까 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고 한숨 섞인 미소를 지었다.
데뷔 10년 차 베테랑이지만 아직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만큼 현대캐피탈과 PO에서 승리가 간절하다. 서재덕은 "(챔피언결정전에) 무조건 가야 한다. 이번에도 놓치면 정말 멀어질 것 같다"면서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천안에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