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불트 10위' 박현호 "예능 너무 하고 싶습니다"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10위를 차지한 솔로가수 박현호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013년 남성 아이돌 그룹 탑독의 리드보컬 '서궁'으로 데뷔한 박현호는 '아임'이라는 이름으로 솔로로 나섰다.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후로는 '전국트롯체전'에 출전했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도 섭외받았다. 거절하고 나서 꿈을 꿨는데, '불트'에 출연하지 않아 후회하는 내용이었다. 결정을 번복하고 출연했다. 10위를 기록해 합동 콘서트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에스팀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 박현호를 만났다. 처음에는 나가지 않으려고 했던 '불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된 그는 의욕에 가득 차 있었다. 어떤 것이라도 열정적으로 해내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가수로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만큼이나, 예능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탄생시킨 서혜진 PD의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가 만든 '불트'는 황영웅 등 출연자 관련 부정적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6%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박현호는 최종 10위를 차지했다. 종영 소감을 물으니 "기분이 당연히 좋다. 준결승전까지도 올 줄 몰랐다. 진짜 한 회 한 회 살아남으려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운이 좋게 잘 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불트' 출연 계기는 독특했다. 꿈에서 출발했다. 박현호는 "'불트' (섭외) 거절을 몇 차례 했는데, 마지막으로 거절한 날, 안 나가서 후회하는 꿈을 꿨다. (꿈을 꾼) 다음 날 오후쯤에 전화가 왔을 때 '저 할게요'라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제 의지로 한 거니까 '잘해봐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정말 꿈 하나기 때문에 제 꿈을 믿고 갔다"라고 덧붙였다.

박현호는 남진의 '오빠 아직 살아있다' 무대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불타는 트롯맨' 캡처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개인이나 팀 미션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경연 결과까지 시청자에게 공개되는 방식이다. 심사위원과 방청객, 시청자 등 다양한 주체로부터 평가를 받아,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 멈출지가 정해진다. 압박을 느끼진 않았을까.

박현호는 "압박이라기보다는 연예인, 가수를 하려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부담감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시청자들께 좋은 노래를 들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을 부담감으로 느낀 적은 없는 것 같고, 오히려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긴장하면서 매번 임했다"라고 전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은 심해졌다. "한 회 한 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고, "그러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는 설명이다.

머릿속에 무대가 그려지는 곡을 고르게 된다고 한 박현호는 남진의 '오빠 아직 살아있다'로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오빠 아직 살아있다/나 아직 살아있어/은빛 정열의 사나이/오빠 아직 살아있다/가슴이 불타는 은빛 정열의 사나이/숨이 차 못 뛰는 게 아니야/여유가 있어 그래/세상에 맞서는 법도 알거든'이라는 가사가 박현호의 상황과도 잘 어우러졌다.

그는 "'오빠 아직 살아있다'라는 노래로 제 인생 그래프를 나타내고 싶었다. 치열하게 살아왔고 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다는 걸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줄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무대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최대한의 열정을 펼친 건 기본이었다. '파소도블레'라는 투우사 춤도 배웠다. '내가 이렇게 치열하게 살았다'라는 내레이션도 선보였다.

박현호는 '불타는 트롯맨'에서 최종 10위를 차지했다. 박종민 기자
'나, 박현호. 아이돌도 망했고 솔로도 망했고 오디션도 떨어져 봤다. 이제 내 나이 서른, 하지만 나 박현호 절대 죽지 않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자신의 과거를 '망했다'라고 했다. 박현호는 "망했다고 표현했지만 꿈은 이뤘다고 생각한다. 아이돌 가수가 되는 꿈은 이뤘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못 이룬 것"이라며 "조금 쉽게 갔으면 좋았겠지만 저는 창피하다고 생각 안 했다. 시청자에게 '쟤 웃기다'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열여덟 살 때부터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는 박현호는 "기획사 오디션을 여러 군데 봐도 다 1차에 통과했다"라고 밝혔다. 연습생 사이에서는 유명했다고. 하지만 어느 분야나 그렇듯,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주 많았고, 그중 대중이나 팬의 선택을 받아 큰 사랑을 받는 이들은 소수였다. 좋아하고, 잘하려고 애썼던 일이었지만, 실패를 맛봤다.

그 힘든 시간이 본인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물었다. "견고함"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박현호는 "참을성을 기르게 해 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뭔가 혼자 스스로 버틸 힘을 기르게 해 줬다"라고 말했다. 처음 그린 미래는 아니었으나, 돌고 돌아 '불트'에 왔고 출연한 것에 후회는 없다. "후회가 없는 이유는 제가 '불트'를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전을 많이 했다고 느끼고, 많은 동료 친구를 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박현호는 올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종민 기자
'좋은 동료'들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박현호는 "손태진은 천재다! 발성 등 음악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음악 감독님과 소통도 잘해주셔서 되게 편안하게 갈 수 있지 않았나. (전)종혁이는 노력의 천재, 열정의 천재다. 정말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그 친구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김)중연이는 저와 똑같이 아이돌이었는데 그때부터 끊임없이 노력했던 친구다. 아이돌 같이 했던 친구로 심적으로 의지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현호는 10위로서 '불타는 트롯맨' 전국 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무대에 선다. 많은 가수가 선망하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박현호는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무대 올라가기 직전의 긴장과 떨림을 온몸으로 체감해보고 싶다"라며 "저희를 화면상으로만 보셨던 분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뵙고 에너지를 나누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아이돌에서 시작해 알앤비 가수로, 이제는 트로트로 방향을 조금씩 바꾸고 확장해온 박현호. '트로트 가수'로서 활동할지 묻자, 그는 "방향성은 회사와 논의하고 있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은… 앞으로 행사나 트로트 프로그램 나가서 좀 더 저라는 사람을 알려 대중분들과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 부가적으로는 예능 나가서 솔직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답했다.

가수 박현호. 박종민 기자
박현호는 "제가 바라는 건,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는 거다. 가수에 국한되기보다는 이승기, 규현 선배님 같이 예능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염두에 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지 묻자, 박현호는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을 예로 들었다. 여행 가는 프로그램도 해 보고 싶다고 바랐다.

만약 '나 혼자 산다'에 나간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 박현호는 "'불트'할 때 트롯맨 친구들이 인스타그램 사진은 어떻게 찍냐고들 많이 물었다. '인스타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노하우를 보여드리거나 친구들과 만나서 '술꾼 도시 남자들'처럼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친구들은 '불트'로 친해진 출연자들이다.

"노래는 언제든 시켜만 주시면 할 수 있는 것"이고, 팬들과 대면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 보고 싶다고 강조한 박현호의 올해 계획은 간단하고 분명하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이다. "쉴 새 없이 일하고 싶습니다. 저, 체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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