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행선이 반찬 가게를 접고 MK로 이직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배우 전도연이 바쁘게 활동하며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남행선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전도연의 차기작은 킬러로 변신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다. 그는 영화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강도 높은 액션에 도전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는 전도연부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변성현 감독까지 작품의 주역들이 함께했다.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후 카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훌륭한 한국 영화로 전도연은 '밀양'과는 또 다른 어머니를 완벽하게 연기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배우 전도연은 그 어떤 경우에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며 킬러로 변신한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했다.
전도연은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관해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데 그런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이) 제의를 해주셨을 때 기뻤다"며 "(시나리오 보고 난 후)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놀라긴 했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그런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킬러'라는 명성에 걸맞게 길복순은 마치 '존 윅' 시리즈의 존 윅처럼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거침없이 사람을 죽인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많은 액션 신을 소화한 전도연은 "되게 무섭고 두려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야 한다고 나한테 굉장히 세뇌를 많이 시켰다"며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이건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끊임없이 연습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건, 액션 배우가 아닌 배우와 함께하는 거였기 때문이다. 배우는 연습도 많이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동작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기에 누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상황이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액션을 잘라서 찍는 게 아니라 롱테이크로 찍어서 무섭지만 해냈을 때 쾌감도 컸다.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액션 장면을 옆에서 봤는데, 한계를 넘으려 하는 모습이 정말 안쓰럽고 걱정됐다. 그런데 자기 한계를 넘더라"며 "'그래서 전도연이구나'라는 말을 했다. 네가 아니면 이 역할을 못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에 이어 전도연과 4년 만에 세 번째 작품으로 만났다. 그는 '길복순'에서 열일곱 살 길복순의 타고난 재능을 알아보고 최고의 킬러로 길러낸 스승이자 보스인 MK ENT. 대표 차민규 역을 맡았다.
길복순과 같은 회사 소속 킬러를 연기한 구교환 역시 전도연을 두고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며 "레퍼런스가 없는 분"이라고 극찬했다.
변성현 감독은 배우들이 몸이 부서져라 액션에 임하며 해낸 모습을 본 후 "다신 액션 영화는 찍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는 "너무 고맙기도 했고, 사실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중간에 포기하려고도 했다"며 "배우가 너무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는 액션 영화 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아서 편집해보겠다고 해도 오히려 더 한 번만 더 해보자 하시더라. 너무 감사하기도 했는데, 사실 그걸 보고 있자니 사람이 할 짓은 아니다 싶었다"며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는 정말로 안 하고 싶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재영 역의 김시아는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특히 재영이란 캐릭터는 사실 나와 반대되는 친구라 그런 재영의 모습에 매료가 됐다. 나와 완전 다른 재영을 연기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차민규의 동생이자 MK ENT. 이사, 차민희 역 이솜은 "여성 킬러라는 소재가 좋았다"고 말하나 뒤 "내가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함께한다는 게 크게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사실 대본을 보기 전에 마음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력은 A급이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민규에게 미운털이 박혀 C급에 머물러 있는 MK ENT. 소속 킬러 한희성 역은 구교환이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지문이나 대사가 굉장히 재밌었다. 읽으면서 이게 관객으로서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될까 호기심도 생겼다"며 "변성현 감독 팀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어서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빈틈없는 액션을 위해 오랜 시간 훈련에 매진했으며, 사람을 죽이는 킬러임을 표현하기 위해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완벽한 등 근육을 보여주는 등 웨이트를 병행하며 길복순을 만들어갔다.
전도연은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지만 '블랙 코미디'라는 글로벌한 이야기도 담겼다"며 "유머러스한 대사도 많기에 전 세계 관객이 즐기면서 봐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도연의 한계를 뛰어넘은 액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