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급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 2주째를 맞는 20일에도 한반도에는 계속해서 긴장이 예고되고 있다. 북한이 전날(19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고 한미는 미 공군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군 당국은 미리 계획돼 있었고 공개 일정 또한 그러했다고 설명했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여기에 대한 맞대응 성격을 띠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20일부터는 한미 해군·해병대의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 3월 말 미 해군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까지 예정돼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우리 군은 오늘(19일) 11시 5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800여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는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는 미사일 발사장이 있다. 북한이 백두산 엔진 등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과 ICBM에 쓰이는 로켓엔진을 테스트할 때 여러 번 활용한 곳이다. 북한은 이 곳에서 미사일을 여러 차례 쏘고 다음 날 인공위성 탑재용 로켓이라고 주장하곤 했는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위성 개발을 빙자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이 이러한 핑계를 댈 때 흔히 쏘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등이 아니라 SRBM인 것은 눈에 띄는 점이다. 일본 NHK 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이날 오후 "한미는 지난 3월 13일부터 시작된 전반기 연합훈련 7일차인 3월 19일,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하에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번 훈련은 우리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상공에서 시행됐다"고 밝혔다.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연합공중훈련은 본래 무력시위 성격을 띠지만,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 도발에 한미가 훈련으로 맞대응하는 형태를 띠게 됐다. 랜서 폭격기는 핵무기 탑재 기능은 제거됐지만 폭장량이 많고 속도가 빨라, 목표에 순식간에 접근해 폭격을 하고 다시 빠져나올 수 있다. 다만 군 당국은 해당 훈련이 미리 계획된 것이고 공개 또한 그렇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한미는 이번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의 행동화'를 현시하는 한편 한미 공군의 상호운용성과 신속대응전력의 전개능력, 그리고 전시 강력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동맹의 굳건한 능력과 태세를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구현하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것이 한미연합훈련, 특히 연합기동훈련(FTX)인데다가 전략폭격기까지 전개돼 한반도 정세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3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 이달 말 예정된 미 해군 원자력 항공모함 니미츠함의 부산 입항까지 예정돼 있다. 북한이 전략자산 전개를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맹렬히 반발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당분간 한반도 긴장이 풀릴 기미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