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코앞 이재명 '당헌 80조' 뇌관…인적쇄신 본격화하나

황진환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이번주 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부정부패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의 '당헌 80조'가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 내홍 해결을 위한 인적쇄신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주 李 기소 전망…'기소 시 당직 정지' 당규 논란

정치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번주 이 대표를 대장동 개발비리 및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부패방지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할지 살펴보고 있다.

이 대표 기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당헌 80조를 중심으로 한 방탄 논란이 다시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 80조 1항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규정이다. 단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구제조항이 달려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구제 주체를 기존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바꾸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했다. 문제는 당무위원회 의장이 당 대표여서 '이재명 방탄 조항'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친명계(친이재명계)'는 우선 이 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당헌 80조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수차례 주장했던 것처럼 검찰이 야당을 겨냥해 탄압적인 수사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검찰 수사가 결코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아닌가"라며 "검찰이 공정하지 않은데 당헌 80조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선출직인 당 대표의 직무를 사무총장이 정지하도록 하는 규정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반면 '비명계(非이재명계)'는 명백한 이 대표 방탄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조금이라도 외부적으로 물의 있는 사람은 당직 못 맡게 하겠다는 건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그만둘 땐 전격적으로 돼 선당후사 정신으로 자신을 버린다고 볼 때 박수를 보내고 진정성이 와 닿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가 최근 당헌 80조 조항 삭제를 검토하면서 방탄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당이 이 대표의 당권 유지를 위해 혁신을 후퇴시켰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당은 논평을 통해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진화에 나섰다.

인적쇄신 논의 본격화하나…친명계 "검찰 기소와 별개"

황진환 기자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이 대표 기소 전후에 발생하는 사법리스크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인적쇄신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탈표 사태로 한 차례 내홍이 불거진 만큼 쇄신 논의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대답을 내놓아야 할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친명계는 인적쇄신은 검찰 기소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가 당내 의원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청취한 뒤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친명계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 문제에 대해 수습책을 내놓는 것과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왜 우리가 검찰수사에 대응해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나"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전면적인 개편을 암시했다. 다만 쇄신 범위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명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명직은 모두 교체 대상이라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당헌 80조 적용 권한이 있는 사무총장 교체가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명계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정책위의장, 대변인, 일부 지명직 최고위원 정도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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