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전 '주식 매각' SVB 전 회장…하와이서 휴양 중

그레그 베커 전 실리콘밸리은행(SVB) CEO. 연합뉴스

최근 급작스럽게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전 회장이 하와이의 고급 별장에서 휴양 중이라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레그 베커(55) SVB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아내 매릴린 바우티스타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자택을 떠나 하와이 마우이섬으로 날아갔다.

부부가 하와이로 떠난 날은 SVB가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과 주가 폭락으로 초고속 파산한 지 딱 사흘 뒤였다.

이들 부부는 운전사가 모는 검정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갔으며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일등석을 이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15일에는 부부가 마우이섬 북서부 해안마을인 라하이나 거리에서 목격됐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한가롭게 거니는 등 SVB 붕괴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일으킨 혼란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이들은 따로 맞춘 하와이 번호판을 단 은색 미니쿠퍼 컨버터블을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으며 점심으로 치즈버거를 사 먹고 근처에 사는 바우티스타의 동생과도 시간을 보냈다.

베커 전 회장 부부가 머무는 하와이의 별장은 2층 건물에 침실 세 개와 화장실 세 개가 있는 310만달러(약 40억4천만원) 상당의 고급 타운하우스로 알려졌다.

베커 전 회장 부부는 2018년 5월 라하이나에 있는 이 타운하우스를 사들인 뒤 철거하고 더 큰 규모로 새로 지었다.

별장이 있는 커뮤니티 안에는 테니스장과 클럽하우스, 수영장 3곳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베커 전 회장은 SVB가 파산하기 약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모회사 SVB파이낸셜 주식 1만2천451주(약 360만 달러·47억원)를 매각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내부자 거래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커 전 회장은 인디애나대 졸업 후 디트로이트의 한 은행에서 일하다가 1993년 SVB에 합류, 은행장을 거쳐 2011년께부터 CEO를 맡아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연합뉴스

베커 전 회장은 10일 SVB 파산 공식 발표 후 은행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직원들에게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나 주말 사이 다른 경영진들과 함께 해고됐다. 베커 전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사로도 재직했으나 역시 사임했다.

베커 전 회장의 아내 바우티스타는 파산법 전문가로 스탠퍼드대 로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다. 베커 전 회장과 바우티스타는 2015년 결혼했으며 두 사람 모두 재혼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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