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볼링 이준우(32·퍼펙트코리아)가 올 시즌 개막전이자 메이저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학창 시절 함께 선수로 울고 웃었던 국회의원 절친의 응원 속에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했다.
이준우는 16일 경기도 화성마인드볼링장에서 열린 '2023 MK HC컵 프로볼링대회' 결승에서 김고운(18기·DSD)을 239 대 202로 눌렀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해 톱 시드 결승 진출까지 완벽한 우승이었다.
2019년 11월 프로 선발전에서 25기로 합격한 이후 3년여 만의 첫 정상이다. 이준우는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실업 무대까지 진출했다가 프로로 전향해 첫 우승을 일궈냈다.
결승에서 이준우는 초반부터 5연속 스트라이크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통산 4승을 노리는 김고운은 경기 중반 스트라이크 없이 스페어 처리에 머물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이준우와 동갑내기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기장을 찾아 친구를 응원했다. 전 의원 역시 볼링 선수 출신으로 이준우와는 고교 시절 각종 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전 의원은 "예전 함께 선수로 뛰었던 친구가 프로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감회가 새롭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볼링 선수로 대학까지 진학했는데 지금도 동호회 활동을 할 만큼 애정이 있다"면서 "볼링이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빠졌는데 안타깝고, 향후 다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서 기쁘다"고 벅찬 표정을 지었다. 이어 "프로 전향 뒤 사실 지난해 둘째가 태어나고, 코로나19도 있어서 대회 출전을 많이 하지 못했다"면서 "아마 6~7개 대회 만에 우승했는데 앞으로는 대회에 많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에 대해 이준우는 "경기도 동탄의 자랑 전용기 의원이 친히 응원을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같이 대회도 나가고 훈련도 많이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등 좋은 추억이 많다"면서 "리더십도 있고, 같은 팀을 잘 끌고 가고 친화력이 좋은 친구인데 응원을 해주니 힘이 많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당초 이준우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수영을 했고 이 분야 선수로 대성하는 게 장래 희망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 방학 우연히 볼링 특강을 접한 뒤 진로가 바뀌었다. 이준우는 "중학교 입학 뒤 볼링을 하게 됐고 고교 때까지 양호진 코치님의 지도를 받고 대학과 실업팀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볼링이 매력적이었다. 이준우는 "스트라이크를 잡는 순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게 너무 좋고 희열을 느낀다"면서 "경기하면서 상대방의 전략이나 패턴을 파악해가는 묘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할 수 있고 저녁에는 맥주 등도 곁들이며 동호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다"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도 있어 여성에도 특히 좋다"고 볼링 전도사를 자처했다.
실제로 이준우는 경기도 광명시에서 볼링장을 운영한다. 이준우는 "동호인들과 경기도 많이 하는데 볼링 저변 확대 등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로서 이름을 알려 일반인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준우는 "올해는 대회를 많이 나가려고 한다"면서 "목표였던 첫 우승을 다행히 일찍 하게 됐는데 정태화 선배님의 통산 최다승(13회)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준우는 "(볼링장 운영이) 새벽에 끝나는 직업이다 보니 아내가 5살과 10개월 된 아들을 혼자 보면서 고생한다"면서 "여기에 아침까지 꼬박꼬박 차려주는 등 건강 관리를 잘 해줘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애틋한 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승 상금으로 가방을 하나 사주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볼링용품 제작사 MK트레이딩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올 시즌 프로볼링 개막전이자 메이저 대회(상금 1억원 이상)다. 이번 대회는 한국프로볼링협회(KPBA) 공식 유튜브 채널(KPBA 검색)로 생중계된 가운데 MBC SPORTS+에서 오는 20일, 27일 녹화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