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정상회담을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각 정책 분야에서 양국 정부 부처 간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제안보와 첨단과학뿐 아니라 금융·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일 관계 개선 차원에서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채널을 복원하자는데 양 정상이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윤 대통령은 "외교, 경제 당국간 전략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출범하는 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는 앞으로 양국 협력에 따라 수시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NSC는 국가 안전 보장에 관련되는 대외 정책·군사 정책과 국내 정책의 수립에 관해 국무회의의 심의에 앞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는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이다.
안보적인 측면에선 한일 간 대북 공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한일 공조가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적극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한일 각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 "앞으로 정부 부처 간 대화 폭넓게 추진"
기시다 총리 역시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새롭게 한일 간 경제 안전보장에 관한 협의체를 출범시킨다"며 "앞으로 각 정책 분야에서 정부 부처 간 대화를 폭넓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오랜 기간 중단됐던 한일 안전보장 대화, 한일 차관 전략대화를 조기에 재개하고 고위급 한·중·일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의 중요성에도 일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거론하면서 "북한 대응에 있어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양국 협력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갈등이 이날 풀리면서 의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정상회담에서 우리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종료 통보 효력 정지'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지소미아의 지위를 복원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등 양국 간 안보 협력에 대해 "북한 미사일이 오늘 한일 정상회담 열리는 바로 당일 아침에 또 발사되지 않았나"라며 "이런 엄중한 상황속에서 안보 정보 공유라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자산일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약 85분간 이뤄졌다. 소인수회담은 약 25분 간 진행됐고 확대회담은 약 60분이 소요됐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선언문' 형식은 아니지만,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관계 도약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