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35)이 2년 만에 V-리그 정규리그 1위의 한을 풀었다. 그리고 그 공을 권순찬 전임 감독에게 돌렸다.
흥국생명은 15일 오후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5, 25-13, 25-16)으로 이겼다.
승점 3을 더한 흥국생명(승점79)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위 현대건설(승점70)을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김연경은 2007-2008시즌 이후 15년 만에 흥국생명에서 정규리그 1위를 재연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긴 시즌이었는데 정규리그 1위로 마무리하게 돼 너무 좋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려운 순간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뭉쳐서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김연경은 2시즌 전 정규리그 1위를 맛볼 수 있었다.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복귀한 2020-2021시즌 흥국생명은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당시 흥국생명 소속이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창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팀이 무너졌고 끝내 정규리그 1위를 놓쳤다. 챔피언 결정전까지 준우승에 그친 흥국생명을 뒤로하고 김연경은 시즌 종료 후 중국 리그로 떠났다.
그러나 배구 여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V-리그로 발을 돌렸다. 적지 않은 나이에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운 김연경은 올해 초 권순찬 전 감독 경질 사태로 내홍을 앓은 팀에서 끝까지 중심을 잡았고 마침내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놓았다.
김연경은 "전에 계셨던 권순찬 감독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비시즌부터 시즌 초반까지 팀이 잘 나가는 상황이었다" 권 감독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김연경은 "분명히 고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잘 이겨내면서 승점을 관리했고 1위를 지키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남은 것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다. 김연경은 해외 무대로 떠나기 직전인 2008-2009시즌 흥국생명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흥국생명은 포스트 시즌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해 오는 29일 인천 삼산체육관 홈에서 5판 3선승제 첫 경기를 준비한다.
김연경은 "저희가 유리한 건 맞다"며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두 팀을 준비할 필요 없이 한 팀만 상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통합 우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