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모두 뺀 통일교육 교재…"대한민국 유일합법정부" 표현 부활

통일교육원 제공

통일부가 통일교육 교재를 발간하면서 주요 제목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모두 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교육' 대신에 통일교육지원법에 명기된 대로 '통일교육'이라는 용어를 복원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통일 및 통일교육 기본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이다.
 
해방 후 남북 정부의  정통성과 관련해 "유엔이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 내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했다"는 표현도 부활시켰다.
 
국립통일교육원은 14일 통일교육 기본교재인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 '2023 통일문제 이해', '2023 북한 이해' 등 3종의 교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먼저 통일교육의 기본 개념과 방향을 설정한 지침서인 '2023 통일교육 기본방향'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교육 : 방향과 관점' 교재를 5년 만에 대체 발간한 것이다.
 
책을 구성하는 주요 제목에서 '평화' 용어가 모두 빠졌고, 내용도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객관적 북한관 정립 등 강조점이 변경됐다. 
 
통일교육의 목표로 '평화적 통일의 실현의지와 태도 확립', '자유민주주의에대한 신념 및 민주시민의식 고취', '민족공동체 의식함양', '건전한 안보관·객관적 북한관 정립' 등 4개항을 설정했고, 통일교욱의 중점방향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추구' 등 10개항을 제시했다.
 
특히 통일교욱의 내용 중 '분단의 배경과 성격'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1948년 12월 유엔은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 내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였다"는 표현을 부활시켰다. 이 표현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발간 책자에는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버전에는 삭제되고, 대신 "1948년 남과 북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개의 정부를 각기 수립하게 되었다"라고 서술한 바 있다. 
 
북한 체제의 이해에서도 2018년 지침서에는 "노동당을 지도하는 최고영도자의 1인 지배체제"라고 했으나, 새 버전에서는 "수령 중심의 1인 독재체제이며 노동당에 의한 일당 독재체제"라고, '북한이 독재체재'임을 분명히 했다.
 
13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 시내 일대. 연합뉴스

이 지침서의 기본개념과 방향에 따라 서술된 '2023 통일문제 이해'와 '2023 북한 이해' 교재도 자유·인권·법치 등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보다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2023 통일문제 이해'의 경우 납북자 문제에 억류자 문제를 처음으로 추가했으며, 북한 인권에 관한 내용도 기존 4쪽에서 8쪽으로 확대했다. '2023 북한 이해'도 북한 인권에 관한 내용이 기존 3쪽에서 13쪽으로 대폭 늘어났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과 2022년에 두 차례 발간된 '한반도 평화 이해'란 기본교재는 올해부터 발간하지 않기로 했다.
 
국립통일교육원은 "자유·인권, 민주주의·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들을 충실히 담기 위해 노력했으며, 북한의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인권 등 분야별로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내용을 서술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교육 기본교재에서 '평화' 용어를 삭제한 것에 대해 "헌법 4조에 규정된 대로 '평화통일'은 분명한 원칙이며, 교재 제목에서 '평화' 용어를 뺐다고 해서 한반도 분단관리체제에서 평화를 소홀이하는 게 절대 아니"라면서, "통일교육의 법적 근거가 되는 통일교육지원법에 규정된 용어대로 복원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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