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최종전에서 호주에 3 대 7 패배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1승 3패를 기록하며 조 4위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대회 첫 경기에선 중국을 8 대 5로 꺾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4 대 5로 뒤진 9회초 중국 대표로 출전한 주권(kt)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든 뒤 추가점까지 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일궜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곧바로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를 받는 일본을 만나 2 대 10으로 졌고, 한국에 3 대 7로 대회 첫 승을 허용했다.
1승 2패를 기록 중이던 체코는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2라운드(8강) 진출이 가능했다. 같은 1승 2패의 한국이 뒤이어 열린 중국을 꺾는다면 호주까지 나란히 2승 2패가 되고, 세 팀간 실점률에 따라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점수도 최대한 적게 내줘야 했다.
호주에 1회초 선취점을 내줬지만 3회말 윌리엄 에스칼라가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6회까지 득점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점점 한계가 드러났다. 호주가 7회 2점, 8회 3점을 내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체코는 8회말 2점을 만회했지만 호주 역시 9회초 2점을 따내며 승기를 굳혔다.
선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선수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신경과 의사인 파벨 하딤 감독을 비롯해 투수 마르틴 슈나이더는 소방관, 외야수 야르노스트 두보비는 고등학교 교사가 본업이다. 대표팀이지만 사회인 야구에 가까운 전력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팬들은 성적에 개의치 않고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체코를 영어로 발음하면 '체쉬(Czech)'로 들리는데 팬들은 힘차게 '체쉬! 체쉬!'를 연호하며 응원을 보냈다.
결과를 떠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체코 선수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호주와 첫 경기 7 대 8 석패에 이어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13 대 4로 무려 9점 차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일전 참패에 따른 비난 여론은 거세게 몰아칠 수밖에 없었다.
이어 체코와 중국을 연달아 잡아냈지만 충격을 씻어낼 순 없었다. 특히 중국전에서 16점 차 콜드 게임 승리를 거두고도 앞서 2경기에서 당한 패배의 여파로 끝내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2승 2패를 기록, 조 3위에 머물렀다.
체코와 달리 한국은 현역 메이저 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에드먼(샌디에이고)을 비롯해 KBO 리그에서 대부분 억대 연봉을 받는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실력은 형편없었다. 결과는 똑같은 1라운드 탈락이지만 과정을 보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