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경, 亞 '최초' 오스카 여우주연상…'에에올' 7관왕

12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LA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배우 양자경.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오스카 '최초'의 기록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양자경에게 돌아가며 새 역사를 썼다.

12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LA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 이하 '에에올')의 주인공인 배우 양자경이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이번 양자경의 수상은 아시아 여배우 최초이자, 유색(비백인) 인종 여배우로서는 할리 베리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양자경은 무대에 올라 "오늘밤 나와 같은 모습으로 지켜보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길 바란다. 가능성이 되길 바라고, 큰 꿈을 꾸고 꿈을 실현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며 "여성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길 바란다"고 뜻깊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상을 나의 엄마와 전 세계 모든 어머니께 바치고 싶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바로 영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에에올'은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 등 모두 7개 트로피를 휩쓸며 올해 오스카의 주인공이 됐다. 마블 최초 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안젤라 바셋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에에올'의 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양보했다.

'에에올'의 7관왕은 지난 2008년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기록한 8관왕 이후 최다 수상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앞서 '에에올'은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4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한 편의 영화로 최다 수상 기록을 깬 바 있다.

12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LA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배우 키 호이 콴. 로이터-연합뉴스
남우조연상의 키 호이 콴은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올라 감격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키 호이 콴은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온 '보트 피플'(정치적·경제적 이유 등으로 바다에 배를 띄워 해로(海路)를 통해 국가를 탈출하는 난민)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더욱 빛을 발한다.

키 호이 콴은 "사람들이 이런 스토리는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거라고 하는데, 굉장히 오랫동안 난민 캠프에 있었던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이것이 아메리카 드림"이라고 말했다.

7관왕의 주인공인 '에에올'의 다니엘 콴 감독은 "함께 후보에 지명되신 분들은 우리의 영웅이다. 이 상을 전 세계 모든 어머니에게 바치고 싶다"고,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감독은 멋진 배우들 없인 아무것도 아니란 말에 많은 감독이 동의하실 것이다. 우리 영화가 창의적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건 배우분들이 창의성과 천재성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2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LA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7관왕을 달성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과 다니엘 콴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쉐이너트 감독은 "천재성은 한 개인의 영향이 아닌 공동의 활동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런 상을 받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며 "모든 사람에겐 위대함이 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여러분들은 다 각각의 천재성을 갖고 있다. 정말 의미 깊은 수상이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헤어질 결심'이 후보 지명에 실패한 국제장편영화상은 이변 없이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 돌아갔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더 웨일'의 브랜든 프레이저에게 돌아갔으며, 시각효과상은 이변 없이 '아바타: 물의 길'이 가져갔다.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비리를 폭로하면서 국내외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변호사이자 정치가 알렉세이 아나톨리에비치 나발니 이야기를 다룬 작품 '나발니'가 받았다.

이번 수상 결과에 관해 영국 가디언은 "여러 아시아 배우들이 같은 해에 오스카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다음은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리스트.

△ 작품상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감독상 = 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여우주연상 = 양자경(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남우주연상 = 브렌든 프레이저(더 웨일)
△ 여우조연상 = 제이미 리 커티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남우조연상 = 키 호이 콴(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편집상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주제가상 = '나투나투'(RRR-라이즈 로어 리볼트)
△ 음향상 = '탑건: 매버릭'
△ 각색상 = '위민 토킹'
△ 각본상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시각효과상 = '아바타: 물의 길'
△ 미술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음악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촬영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장편다큐멘터리상 = '나발니'(감독 다니엘 로허·오데사 레이·다이앤 벡커)
△ 단편다큐멘터리상 = '아기 코끼리와 노부부'(감독 카티키 곤살베스·구니트 몽가)
△ 미술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음악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의상상 =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 분장상 = '더 웨일'
△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장편애니메이션상 =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마크 구스타프손·게리웅거)
△ 단편애니메이션상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감독 찰리 맥커시·매튜 프로이트)
△ 단편영화상 = '언 아이리쉬 굿바이'(감독 톰 버클리·로스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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