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 앞에 쌓인 '컵라면 더미'…편지 읽어보니

산불 담당자 위해 컵라면 200여개 기부
"너무 약소하지만, 간식으로 쓰이길"

수원시 산불 담당 공직자에게 전달한 컵라면 36상자가 수원시청 본관 앞에 놓여 있는 모습(좌측)과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편지 원문. 수원특례시청 제공

경기 수원시의 한 시민이 산불 관리 공무원들을 위해 컵라면 수백 개를 수원시청 현관에 두고 사라져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13일 수원특례시는 전날 새벽 익명의 기부자가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시청 본관 앞에 컵라면 36상자(216개)와 편지를 두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기부자는 편지에서 '수원 광교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얼마 전 화재로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6일 화서동의 한 아파트에 불이 나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어 "수년 전 광교산에서 발생한 화재 때 수원시 공직자들의 엄청난 노고를 눈앞에서 목격했다"며 "매년 봄, 가을 산불 감시를 하는 수원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불 감시로 근무하시는 수원시 공직자분들을 위해 너무도 약소하지만, 간식으로 컵라면을 준비했다"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이같은 온정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자신의 SNS 글을 통해 "모두가 쉬는 일요일에도 '천사'들의 따뜻한 마음은 쉬지 않는다"며 "어느 때보다 산불과 화재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에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주셨다. (시장으로서) 더 철저하게 시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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