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이 먹는 치료제의 저조한 처방률을 지적하며, '팍스로비드' 등을 처방한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 단장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보다 (경구용) 치료제 처방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료제 처방 의사들도 참 어렵게 시간을 많이 써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처방 건 관련) 인센티브 부여가 가능한지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며 "보건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부연했다.
현장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 인센티브로는 △개별 처방 건수에 대한 추가수가 지급 △의료경영평가 시 지표 반영 등을 들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0세 이상 확진자에 대한 먹는 치료제 추정 처방률은 37.8%로 올 1월(34.6%) 대비 3.2%p 올랐다. 처방률 20%를 밑돌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증가한 수치지만, 연말부터 35%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60세 이상 고령층 및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환자에 한해 화이자 사의 팍스로비드, 머크앤컴퍼니 사의 라게브리오 등을 처방토록 하고 있다.
증상 발현 닷새 이내 투약이 원칙인 먹는 치료제는 위중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병용금기약물 등이 많아 처방이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투약 이후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의료진에 책임이 돌아간다는 점도 1차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꺼리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
정 단장은 올 들어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가 약 2천 명에 이른다며 치료제 처방률 제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단장은 "금년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사망자 숫자는 1957명이다. 1년으로 환산하면 (코로나19로) 1만 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특정 감염병이 한 해에 이렇게 많은 사망자를 내는 경우는 현대 의학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60대까지는 전체 평균과 유사한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보이지만, 70세가 넘어가면 중증화·치명률이 2배가 되고, 80세 이상이 되면 100명 중 1명은 돌아가신다"며 "특히 70세 이상인 모든 환자 분들은 100%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연구결과도 인용했다. 정 단장은 "지난해 홍콩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팍스로비드는 42%, 라게브리오 40%의 중증·사망 예방률을 보인다"며 "미국에서도 팍스로비드 복용 시 50세 이상 입원 위험이 40%, 사망 위험은 71% 감소한다는 결과가 지난해 12월 발표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정 단장은 현장에서 확진자를 보는 의료진에게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처방에 나서줄 것을 권고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을 적어도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정도로만 해도 지금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훨씬 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약물이 많다. 26가지 성분이 있기 때문에 (처방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걸 처방한다고 '내 수입'이 더 올라가는 것도 아닌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잠시 동안의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환자 1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고 의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라게브리오도 충분히 (투약) 효과가 있고 특히 이 약은 물약으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분들도 충분히 처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령의 확진자 등을 돌보는 가족, 보호자 등에게도 "본인이나 가족이 복용하고 있는 팍스로비드 병용금기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을 확인하셔야 한다"며 "'세인트존스워트'라는 성분이 여러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또는 평소 내원하는 병원·약국 등을 통해 미리 관련 내용을 확인하면 처방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이라 해도 약명으로 따지면 100가지가 넘는 목록을 모두 숙지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증 치료'를 위한 해열제·진통제 등 외에 항바이러스제가 처방 내역에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단장은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처방 독려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료제 처방률이 35%(내외)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처방이 필요 없는 분모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치료제 복용이 필요한 환자의 처방률을 정밀하게 계산해서 그 발표를 정례화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해제 초읽기'에 들어간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은 금주에 정부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정 단장은 "대중교통은 특별히 조금 더 (병원 등에 비해)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먼저 의무를 해지하고 권고로 돌리는 방안에 대해 감염병자문위에 자문을 했었고, 대부분의 위원들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마도 모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조만간 대중교통 내에서의 의무도 이제는 사라질 것"이라며 "(방역상)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스스로 고위험군이라 생각하시는 분들과 고위험 환경이라고 생각하시는 관리자들은 팬데믹이 끝나고 일반의료체계로 전환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는 입장을 계속 견지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