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으로 정의를 가리던 시대, 14살 소년 '에밋 틸'의 억울한 죽음과 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 엄마 '메이미'의 외침을 담은 감동 실화 '틸'이 22일 개봉한다.
1955년 시카고. 엄마 메이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4살 흑인 소년 에밋 틸은 미국 남부에 사촌을 만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메이미는 에밋의 참혹한 모습을 세상에 공개해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로 결심한다.
'에밋 틸' 사건은 미시시피주 머니라는 도시 친척집에 찾아간 틸이 한 백인 소녀에게 '바이 베이브'(Bye Babe)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에 의해 납치·살해됐지만 백인 재판부, 백인 배심원들에 의해 백인 용의자들은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들은 백인 기자에게 4천달러에 '무용담'을 팔기도 해 미국 백인사회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대표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미시시피주는 2020년에서야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 문양을 주 깃발에서 삭제했다.
'에밋 틸'과 그의 엄마 '메이미'는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세상에 회자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가수이자 시인 밥 딜런은 1962년에 발표한 '에밋 틸의 죽음'(The Death of Emmett Till)이란 곡을 통해 '에밋 틸'의 죽음을 노래했고 에릭 빕 또한 2021년 발표한 '에밋의 유령'(Emmett's Ghost)을 통해 '에밋 틸'을 추도했다.
수많은 가수들과 시인, 작가들이 '에밋 틸'의 이야기를 글로 그림으로 또 드라마와 영화에 녹여내며 그의 죽음이 남긴 의미를 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2022년 최고의 영화 10편에 '틸'을 뽑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가운데, 시카고에 위치한 '에밋 틸' 관련 여러 장소들 또한 주목받고 있다.
'에밋 틸'이 태어난 곳(Emmett Till's Birthplace)과 이후 엄마 '메이미'와 함께 살았던 집(Home Of Emmett And Mamie Till)이 역사적 명소로 지정되는 등 시카고에는 '에밋 틸'과 '메이미'의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틸'의 제작과 공동 각본을 맡은 키스 보챔프는 앞서 2005년 다큐멘터리 '에밋 루이스 틸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연출하며 사람들이 잘 몰랐던 '메이미'의 존재와 그녀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키스 보챔프는 "'에밋 틸'의 이야기만큼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 그의 죽음은 우리가 얼마나 나아졌고, 아직도 얼마나 갈 길이 많이 남았는지를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준다"며 영화 '틸'이 가진 의미에 대해 전했다.
제38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버추오소스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다니엘 데드와일러가 단단한 엄마 '메이미' 역을 맡았다. 메가폰은 주목받는 여성감독 치노늬 추크우가 잡았다.
영화는 사건 이후 엄마의 이야기다. 약 70년 전에 일어난 사건'에밋 틸 피살 사건'과 그 속에서 행동하고 변화를 이끌어 냈던 엄마 '메이미'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틸'은 3월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