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린샤오쥔은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혼성 계주 2000m 결승에 중국 대표로 출전했다. 네덜란드에 이어 중국의 은메달에 힘을 보탰다. 중국은 2분41초821로 2분41초646을 기록한 네덜란드에 밀렸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 존)에는 한국 취재진이 린샤오쥔을 기다렸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취재진과 인터뷰를 고사하고 있지만 메달리스트로서 믹스트 존을 거쳐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린샤오쥔은 물론 중국 대표팀도 믹스트 존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린샤오쥔이 믹스트 존을 거쳐야 한다는 안내에도 다른 방향으로 경기장을 나갔다"고 전했다.
물론 린샤오쥔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린샤오쥔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태극 마크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 에이스였다. 그러나 이듬해 훈련 중 대표팀 후배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치다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아 국가대표 자격을 잃자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린샤오쥔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중국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올 시즌 지난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2-2023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에서 우승하는 등 부활 조짐을 보였고, 한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게 됐다.
하지만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11일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했지만 랩 타임을 측정하는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 실격 처리가 됐다.
혼성 계주 2000m에서 메달을 따냈지만 린샤오쥔은 이번에도 취재진과 인터뷰를 고사했다. 연맹 관계자는 "ISU가 인터뷰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과연 린샤오쥔이 이번 대회에서 입을 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