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7 대 3으로 이겼다. 앞선 두 경기서 모두 패했지만 이날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안타가 결승타였다. 이정후는 1회말 1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아냈는데 이날 경기의 결승타로 기록됐다.
앞선 2경기부터 이정후는 준수한 타격감을 유지해왔다. 지난 9일 호주전 4타수 1안타 2득점, 10일 일본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3경기 12타수 4안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경기 후 이정후는 최근 타격감에 대해 "다행히 타격감은 좋은 것 같다. 상대 공이 좀 느려서 타이밍을 잡는 게 좀 힘들었는데 어떻게든 중심에 맞추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타가 되고 안 되고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타이밍을 잡는 데 주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체코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만큼 이정후의 결승타는 값졌다. 그는 "내야 땅볼이라도 쳐서 타점을 올리려고 했는데 중심에 잘 맞는 타구가 나와서 결승점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의 승리에도 맘 편히 웃진 못했다. 한일전에서 당한 13 대 4 대패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 "이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겼다고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일단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일전 패배 직후에는 분위기가 어땠을까. 이정후는 "아직도 충격적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진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면서 "분한 것도 있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도 든다. 여러 감정이 오고 갔던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KBO 리그에서 타격 5관왕을 달성했다. 타율(3할4푼9리), 최다 안타(193개), 타점(113점), 출루율(4할2푼1리), 장타율(5할7푼5리) 5개 부문을 석권하며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런 이정후도 한일전에서 일본 투수들의 공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확실히 다르다. KBO 리그에서는 보지 못했던 공이었다"면서 "경기를 하면서 많은 걸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이날 첫 승리를 거뒀지만 2라운드(8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뒤이어 열릴 일본-호주전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호주 경기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으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은 오는 13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