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인수 중단…'쩐의 전쟁' 카카오 승리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둘째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SM 주가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카카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이브는 12일 공식 입장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절차를 오늘(12일)부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며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인수 중단 이유를 상세히 알렸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카카오 양사는 논의 끝에 플랫폼 협업 등 합의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카카오와 논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됐고, 양사는 대승적인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 하이브는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함과 동시에 양사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했다.

카카오·카카오엔터도 이날 함께 입장을 내고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 SM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이브 인수 중단에 따라 카카오·카카오엔터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 SM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향후 SM의 독자적 운영 보장도 약속했다.

카카오·카카오엔터는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과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며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SM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각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카카오·카카오엔터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각 사의 주주와 임직원, 아티스트, 팬은 물론 K컬처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경쟁하는 과정에 대한 국민들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하이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하이브 인수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던 SM 역시 양사 합의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SM은 같은 날 공식 입장을 통해 "카카오와 하이브간 합의에 따른 '하이브의 SM 경영권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 드린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이를 통해 모든 주주들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새롭게 출범할 'SM 3.0 이사회'는 최적의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인 카카오와 함께 세계 최고의 'IP X IT 시너지'를 창출하고 K팝 산업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열어가겠다"고 예고하며 "지난 2월 3일, SM 3.0 전략 발표 후 예기치 않은 혼란 속에서도 SM을 끝까지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SM 주주와 팬, 직원과 아티스트 그리고 모든 이해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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