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 체코와 경기를 치른다. 아직 승리 없이 2패를 기록,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지난 10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당한 13 대 4 패배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 터. 하지만 아직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대표팀은 경기를 치르지 않은 11일 별도의 훈련 일정 없이 휴식을 취했다. 반면 체코는 같은 날 오후 11시경 일본전을 마친 뒤 얼마 쉬지 못한 채 곧바로 한국과 낮 경기에서 맞붙는 강행군에 나선다.
이번 대회서 체코는 한국보다 먼저 첫 승을 수확했다. 지난 10일 첫 경기서 중국을 만나 8 대 5로 이겼다. 하지만 11일 일본전서 2 대 10으로 패하며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체코는 야구 변방이다. 신경과 의사인 파벨 하딤 감독을 비롯해 소방관 투수 마르틴 슈나이더, 고등학교 교사 외야수 아르노스트 두보비 등 프로가 아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국가를 대표해 WBC에 출전했다.
체력은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한국이 앞선다. 그만큼 이날 경기마저도 놓친다면 한국 야구의 체면은 더 구겨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한일전서 콜드 게임 패배를 막은 박세웅(27·롯데)이 이번에도 소방수로 나선다. 투수들 모두 부진한 가운데 박세웅 홀로 제 역할을 해낸 만큼 현재로선 최선의 선발 카드다.
한일전서 13 대 4로 끌려가던 7회말. 박세웅은 2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7회 이후 점수 차가 10점 이상 벌어질 경우 선언되는 콜드 게임 패배 위기서 대표팀을 구했다.
박세웅은 다시 한 번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았다.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막고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워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