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女帝, 날았다' 스롱, 김가영에 대역전극으로 외인 첫 왕중왕전 우승

스롱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여자부 결승에서 김가영을 누르고 외국인 첫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한 뒤 펄쩍 뛰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PBA

프로당구(PBA) 여자부 왕중왕전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32∙블루원리조트)가 정상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로는 첫 왕중왕전 우승으로 PBA 여왕으로 떠올랐다.

스롱은 11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여자부 결승에서 김가영(하나카드)을 눌렀다. 3시간여 풀 세트 접전 끝에 4 대 3(11:6, 8:11, 11:5, 11:3, 9:11, 8:11, 11: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김가영에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스롱은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으로는 최초의 왕중왕전 우승이다.

스롱은 이번 대횡 우승으로 여자부 통산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왕중왕전 챔피언 김가영과 5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스롱은 여자부 최초로 개인 투어와 팀 리그, 왕중왕전까지 제패하는 역사를 썼다. 남자부에서는 스롱의 팀 동료 다비드 사파타(스페인)과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이 이룬 바 있다.

여자부 최고 라이벌 대결다웠다. 스롱이 1세트 하이런 5점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하자 김가영이 2세트를 11 대 8로 따내며 맞불을 놨다. 스롱이 3, 4세트를 따내며 우승에 다가서는 듯했지만 김가영도 5세트 5연속 득점과 6세트 4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 7세트 스롱의 집중력이 빛났다. 김가영이 4이닝 동안 3점을 올린 가운데 스롱은 무득점에 그쳤지만 5이닝째 첫 득점 이후 난구를 풀어가며 5점을 몰아쳐 5 대 3으로 역전했다. 김가영도 10이닝까지 10 대 7로 앞서 매치 포인트를 맞았다. 그러나 김가영의 득점 실패 이후 스롱이 뱅크샷으로 1점 차까지 추격한 뒤 어려운 비껴치기와 뒤돌리기를 선보이며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스롱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7세트 경기에서 풀 세트, 그리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1점을 남긴 순간에 우승하는 순간을 그려왔다"면서 "언제 프로당구에서 이런 명경기가 나올까 싶었는데 내가 그 경기를 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벅찬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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