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오는 15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열린다. 올해 주총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오너의 책임 경영 강화가 눈에 띈다.
주주 친화적 주총…ESG 접목에 실시간 중계도
먼저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이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페이, 한화솔루션, LS 등이 대표적이다.
전자투표는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주총장에 직접 가지 않고 주주의 권리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적 주주 친화적 제도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확대됐다.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은 2019년 654개에서 지난해 1669개로 2.5배 늘었다.
2020년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열리는 주총에 'ESG'를 접목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을 소유한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총 우편물을 삼성전자 홈페이지의 전자공고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3500만 장의 종이를 절감해 30년산 원목 3천 그루를 보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주총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올해 주총을 중계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과 현대차, 풀무원 등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올해 추가됐다.
주주제안 상정한 상장사 2배로
주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연대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도 활발하다. 주주제안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 3% 이상을 확보하거나, 지분 1% 이상을 6개월 넘게 보유하면 행사할 수 있다.
지난 9일 기준 이달 주총에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상장사는 32개로 지난해(16개)보다 2배 늘었다.
예를 들면, 플래쉬라이트 캐피털파트너스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아 자기주식 취득을 주총 안건에 올렸다. 소액주주들도 힘을 모은다. KT 주주 모임은 1천 명 이상의 회원을 모아 차기 대표 선임과 관련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오너家 등기이사 선임…책임경영 강화
오너의 책임경영 강화도 이번 주총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다. 책임경영 강화는 오너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2일 주총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임기만료 3개월 전 사임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신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신사업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기대하고 있다.
한진은 23일 열리는 주총 안건으로 조현민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을 올렸다. 안건이 통과되면 조 사장은 처음으로 한진그룹 상장사의 사내이사가 된다. 물컵 갑질 논란을 딛고 책임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