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과 절실함이 갈라놓은 승부였다.
호주 야구 대표팀의 로비 글렌디닝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한국과 경기에서 재치있는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한국의 강백호는 7회말 1사에서 대타로 나서 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한국이 1점 차 역전을 당한 이후 상황이라 강백호가 2루타를 때린 순간 대표팀 덕아웃의 분위기가 되살아났다.
하지만 강백호가 3루 측 한국 덕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는 과정에서 발뒷꿈치가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호주 2루수 글렌디닝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강백호를 태그했다.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호주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국 판정이 뒤집혔다.
글렌디닝은 경기 후 MLB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선수를 태그하기 전에, 어쩌면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는 상황을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태그를 했고 그때 나는 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데이브 닐슨 감독은 "처음에는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전적으로 로비가 만들어낸 플레이다. 중견수 애런 화이트필드도 포기하지 않고 좋은 송구를 했다. 그리고 로비가 스스로 중요한 플레이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의 엄청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흐름을 한 차례 끊은 호주는 결국 한국을 8-7로 눌렀다. MLB 홈페이지는 호주 야구 역사상 가장 눈부신 승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