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지난 2013년과 2017년 2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6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첫 경기 상대는 최근 국제 대회 맞대결서 8연승을 거둔 호주. 대표팀은 9일 오후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1라운드 B조 1차전을 치른다.
최근 호주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변수가 많은 국제 대회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전날(8일) 도쿄돔에서 WBC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전력상 우리가 우위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야구는 모르는 것"이라며 "절대 강자와 만난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국제 대회 출전(9회) 경험을 지닌 주장 김현수(LG)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회에 출전하진 않았지만 2013년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대회 전 철저한 전력 분석을 마쳤지만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이에 김현수는 "그때도 전력 분석이 잘 됐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긴장은 쉽게 풀 수 없다. 그게 가능하면 대단한 선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긴장을 하지만 안 풀리기 시작하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다. 처음부터 잘 풀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로클린은 현재 미국 메이저 리그(MLB) 디트로이트 산하 싱글 A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 27경기((51⅔이닝)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01의 성적을 거뒀다.
대표팀 역시 거포형 타자가 즐비한 호주 타선을 제압하기 위해 맞춤형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이드암 고영표(kt)를 앞세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고영표는 지난해 KBO 리그 선발 투수 중 땅볼-뜬공 비율(1.92)이 가장 높았다.
뒤를 받쳐줄 메이저 리거 키스톤 콤비 김하성(샌디에이고)와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의 존재도 든든하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에드먼은 2021시즌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그동안 이 감독은 첫 경기인 호주전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한일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그런데 대회 개막을 앞두고 마침내 "호주전에 집중하고 있어서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한 번 정도는 말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일단 첫 경기를 이겨야 편하게 임할 수 있다. 호주전을 여유 있게 이겨서 투수를 최대한 아끼고 일본전에 올인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일본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 현역 빅 리거들과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등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선 일본에 열세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 듯 국제 대회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실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 감독의 말처럼 최상의 전력을 갖추고 한일전에 임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현재 대표팀에게 가장 필요한 건 호주전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