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의 대규모 행사에 여당 소속의 경기도내 한 자치단체장이 축사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대규모 신도 행사서 '신천지 옹호'한 정치권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백경현(64·국민의힘) 경기 구리시장은 지난해 11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구지역(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천지 10만 명 수료식에 본인 명의로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서 백 시장은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를 만들어가는 구리시장 백경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신천지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3기 10만 수료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신천지 시온기독교선교센터의 역사가 깊어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며 거듭 단체명을 언급했다.
또 "앞으로도 여러분의 선한 영향력과 재능을 지역 곳곳에 나누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지역 사회를 풍성하게 가꾸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축전 이미지 하단에는 '2022. 11. 11. 구리시장 백경현'이라는 문구와 백 시장의 자필로 보이는 서명(사인)이 새겨져 있다.
전문가들, 이단과 정치권 유착 '우려'↑
이처럼 정치권과 신천지의 밀착은 '부당한 정치적 거래'와 '사이비종교 문제 호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독교회복센터 김디모데 소장은 "신천지는 정치권에 보험을 들듯 여·야 막론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신천지에 대해) 우호적 이미지를 심어주면 마치 문제없는 단체인 것처럼 홍보될 수 있다"며 "이런 걱정에 대해서는 기존 신천지 탈퇴자들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구리이단상담소장인 신현욱 목사도 "(신천지가) 내부 결속과 교세 성장을 위해 교묘하게 정치권을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신앙적 문제를 떠나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백 시장 측 "신천지인줄 몰랐고, 앞으로 조심할 것"
백 시장 측 관계자는 "한 지인 요청으로 의례적인 축사를 전달했지만, 신천지 행사인줄은 몰랐다"며 "주최측이 주요 내용을 작성해서 보내온 것에 대해 인사말과 사인 정도만 해서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백 시장이) '시장이기 전에 크리스천(기독교인)으로서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