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홍'에 민생으로 돌파하려는 민주당 …李 "반도체 지원해야"

민주당, 8주간 '민생 회복 프로젝트 연속토론회'로 '민생' 행보
이재명 "반도체 세액 공제 확대 추진해야"
박홍근 "정권 무능이 국민 고통으로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미(美)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8주간 금융·부동산·고용 등 민생 경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8일 밝혔다.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 사태 이후 당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민생'에 집중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같은 날 이재명 대표도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s) 시행에 대해 "과감한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경제 기둥인 반도체 산업이 풍전등화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미국 내에서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 운영할 경우 미국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하는 반도체지원법의 세부 지원 조건을 발표했다.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의 조건을 준수할 경우 기업의 중요 기술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 보조금 심사기준으로 핵심기술 유출, 중국 내 생산기지 고사, 초과 이익 과도 환수 같은 반도체 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며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답답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늦장 대응 때문에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봤는데 같은 잘못을 또 반복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발등의 불인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미국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며 "동맹국이자 핵심 파트너인 대한민국의 국익을 부당하게 침해한 부분은 당당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금융·부동산 등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앞으로 8주간 연속토론회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미국 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 연합뉴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 회복 프로젝트 연속토론회'에 참석해 "8주간 토론회에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금융·부동산·소상인·고용 등 문제를 다루겠다"며 "책임의원제를 실시해 과제별로 추진력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토론에서 나온 결과물을 실제 정책에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위기로 민생이 벼랑 끝인데 정부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스비, 전기요금, 대중교통비 등 공공요금 줄인상으로 보탰다"며 "마침내 우리나라 경제고통지수가 IMF 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무능이 국민 고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도록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연속토론회가 그 출발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와 이 대표의 이러한 '민생' 행보는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로 격화된 당 내홍을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 거취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친명-비명간 갈등에 집중하기 보다는, '쌍특검' 추진·민생 위기 극복 등 대정부 공세로 당의 단합을 다시 한번 이루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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