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맨날 2등인 줄 알았는데…"女 정구 이민선, 눈물의 태극 마크

한국 소프트테니스 여자 대표팀에 극적으로 선발된 NH농협은행 이민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2023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발전'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8일 전북 순창군 공설운동장 하드 코트. 여자 단식 결승이 끝나자 이민선(25·NH농협은행)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민선은 국내 여자 단식 최강으로 꼽히는 송지연(29·문경시청)을 게임 스코어 4 대 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 대표팀 5명 엔트리 중 막차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감격적인 대표팀 승선이다. 이민선은 지금까지 소프트테니스에서 가장 큰 대회로 꼽히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2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지난해 항저우 대회 선발전이었다.

특히 이민선은 선발전에서 모두 단식 결승까지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선발전에서도 송지연에 2 대 4로 져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되는 듯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와 개최국 중국의 정치적 상황 등으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된 것. 때문에 선발전이 다시 열리게 됐고, 이민선에게 기회가 왔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민선은 소속팀 후배 이정운과 복식에 먼저 나섰지만 2번의 기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옥천군청의 이수진-고은지, NH농협은행의 문혜경-임진아가 우승하면서 태극 마크를 먼저 달았다.

이민선은 그러나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송지연과 단식 결승에서 끈질긴 수비와 절묘한 쇼트 등 모든 기량을 쏟아부은 끝에 마지막 항저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복식 13경기, 단식 12경기 등 모두 25경기를 뛴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었다.

NH농협은행 한재원 코치(왼쪽부터), 이민선, 유영동 감독. NH농협은행


경기 후 이민선은 팀 동료들과 함께 눈물을 쏟으며 기쁨을 나눴다. 소속팀 유영동 감독과 한재원 코치도 "그동안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다"고 격려했다. 유 감독은 여자 대표팀 사령탑이기도 하다.

이민선은 울먹이면서도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5년 전과 지난해 선발전에서도 2등으로 밀려 아쉽게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는 이민선은 "이번에도 복식에서 2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뽑히지 못해 아시안게임은 나와 인연이 없나 생각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민선은 "그런데 마지막 단식 선발전에서 기회가 올 것 같아 더욱 간절해졌다"면서 "마침내 내가 해냈다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졌다"고 흐느꼈다. 이어 "어렵게 아시안게임에 나서게 된 만큼 한국 정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서 꼭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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