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후 동시대를 함께 한 두 화백은 전통적 기반을 넘어 현대한국화의 새 비전을 일궈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대표는 "박생광 화백이 전통적 미감을 기반으로 현대채색화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면, 박래현 화백은 수묵과 채색, 구상과 추상, 판화와 태피스트리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며 현대한국화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생광의 작품에서 색채는 강렬함을 넘어 광기 어린 경이로움의 채색화로 여겨진다. 1982년 인도 성지순례를 마친 이후 작품을 통해 박생광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김윤섭 대표는 "한때 왜색화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투철한 예술가적 창작 의지와 실험정신으로 독창적인 작품셰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진남포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박래현은 사범학교에서 공부하고 2년간 교사로 일했다. 1940년 화가의 꿈을 품고 일본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수학한 뒤 1956년 제5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66년부터 2년간 성신여자사범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남편이 운보 김기창이다. 김윤섭 대표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예술작품을 통해 여성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과 협력해 작가의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존을 운영한다.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해 무료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