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중국 경제, 어떻게 바람 타고 파도 넘을 수 있을까


세계은행(WB)은 지난 1월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최신호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30년 간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유엔(UN)도  '2023년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UN World Economic Situation and Prospects 2023)'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주요경제체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엔이 예측한 성장률은 일본 약 1.5%, 미국 약 0.4%, 유럽연합(EU)은 0.2%에 불과하다.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전 세계는 중국 경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제기구와 기관투자가들 역시 잇따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는 3년에 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딛고 올해로 새로운 출발점을 맞이했다.

2023년 중국의 경제 전망은 어떻게 될 것인지, 거시정책은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회복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내수 확대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도전과 기회는 무엇인지, 민간 기업의 활력을 높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견인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월간 '중국'은 독자들의 이러한 궁금증 해소를 위해 경제 분야의 다양한 중국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난관 속 긍정적 전망 우세


리전신(李振新) 중국런민(人民)대학 국제통화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춘제(春節, 음력 설)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이 꺾이면서 일반 가계와 기업 등 미시경제 주체의 경제 신뢰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사회 생산 체계나 일상도 점점 정상을 되찾으면서 일부 산업에서는 '보복 소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2023년 중국 거시경제 운용 방향은 공급과 수요의 '더블 회복' 양상을 띨 것이며 특히 수요 부문에서의 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국내외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중국의 총 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고, 부동산 위기와 지방정부 채무 위기 리스크도 여전하다. 경제·사회 전반에도 아직 불안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적인 측면에서 '경제 혹한기'는 지나갔고 유럽도 가장 힘든 시기를 잘 버텼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따라 국제 에너지 시장에 극심한 충격이 올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중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는 잠재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새해 경제성장의 내외부적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작년 말 열린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2023년에도 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진하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과 "거시정책 관리를 강화하고 정책 조율의 강도를 높여 높은 수준의 질적 성장을 향해 총력을 다할 것"을 제시했다.

위안첸(原倩) 중국거시경제연구원 대외경제연구소 부연구원은 "재정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며 성장 과정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지방정부의 채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온건한 통화정책 역시 정확하고 강력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에 국채시장 등 '결합부'를 단단히 틀어쥐어야 하는 것은 물론 산업정책, 과학기술정책, 사회정책 등이 성장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수 확대를 위한 '총력전'


소비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는 2023년 경제 분야의 5대 핵심과제 가운데 '내수 확대 노력'을 첫 번째로 꼽고 특히 "소비 회복과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밍밍(明明) 중신(中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엿볼 수 있는 시그널은 올해 경제성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아직은 중국의 경제 회복 기반이 견고하지 않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제 수요의 하락 위험도 있으므로, 안정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수 확대에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 가속화는 상당 부분 소비의 회복과 반등에서 오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방역 정책 대폭 완화로 올 한 해 소비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소비재 소매판매 총액 증가율은 7~8%대, 서비스업 부가가치 증가율도 5~6%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안에 상품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부가가치 증가율이 잠재 수준 근처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쉬훙차이(徐洪才) 중국정책과학연구회 경제정책위원회 부주임은 "내수 확대는 대중의 수요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의식주와 교통 같은 기존 소비 영역의 공급을 확대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추가로 정부가 소비 쿠폰이나 현금성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를 한층 진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황금보다 중요한 '시장 신뢰'


"대대적인 시장 신뢰 진작"
"경제 업무 수행에 대한 굳은 신뢰"
"사회심리적 기대치 개선과 성장에 대한 신뢰 향상부터 접근"


지난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는 '신뢰'라는 단어가 여러 번 강조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간 글로벌 거시경제에서 개인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타격이 계속됐고, 이에 따른 시장 기대치 하락과 신뢰도 저하는 한동안 중국의 경제 발전을 제약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따라서 시장 신뢰를 진작하고 시장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야말로 2023년 중국 내수 확대와 국민경제의 원활한 순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이다.

최근 들어 여러 전문가들이 민간 경제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기업인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경제는 많은 부분에서 '전망의 경제'이다. 미래 전망이 안정적이고 신뢰가 충분하면 시장 주체는 투자를 늘리고 소비자는 과감히 지갑을 열 것이다.

위안첸 부연구원은 "안정적인 시장 전망은 경제 발전의 '경통화(硬通貨·가치가 안정되어 있고 국제적으로 쉽게 통용되는 화폐)'이다. 민간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려면 먼저 기대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또 다양한 경영 주체들이 마음껏 투자하고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가의 권익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경제와 민간 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경제의 밑바탕을 안정시키는 데 민간 기업이 계속해서 주도적인 역할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월간 '중국'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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