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7일 공해에서 진행되는 자신들의 전략무기시험에 대해 요격 등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따를 경우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어 "(요격이 실시되는) 그러한 상황에서의 우리의 군사적 행동규범이 설정되어있다"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국내의 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지난 2월 24일 미 인디아태평양사령관이 우리가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격추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의 불명확한 보도를 내놓았다"며, 이에 대해 "그 진위는 알 수 없으나 사실 유무, 이유 여하를 떠나 명백히 사전 경고해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그러면서 "태평양은 미국이나 일본의 영유권에 속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공해와 공역에서 주변국들의 안전에 전혀 위해가 없이 진행되는 우리의 전략무기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두 말 할 것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김여정은 특히 "최근에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 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미 천명한바와 같이 우리는 미군과 남조선괴뢰군부의 활발한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장악하고 있으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정세를 더 이상 악화시키는 언동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김 부부장은 경고했다.
김 부부장이 거론한 '한미의 과시성 군사행동들'은 전날인 6일 미국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등 한미의 연합 군사훈련이 본격화되는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여정은 지난 달 20일 담화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기정사실화'한다면서, 특히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성격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태평양을 ICBM 등 전략무기의 사격장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김여정의 발언이 나오자 미국은 "즉각 격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존 애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지난달 24일 하와이에서 홍석인 주 호놀룰루 총영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태평양을 북한의 사격장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김여정 담화에 대해 "미친 발언"이라며, "북한이 태평양 지역으로 ICBM을 쏘면 즉각 격추할 것이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이날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별도로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국제사회는 조선반도와 지역의 긴장완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합세하여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며, 국제 여론전을 이어갔다.
외무성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지체 없이 중지"하라면서, "군사적 도발 움직임이 지금처럼 계속 방관시된다면 쌍방의 방대한 무력이 첨예하게 밀집대치 되어있는 조선반도지역에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경고했다.
외무성도 전날 미국 장거리 폭격기 B-52H가 서해 상공에서 한국 전투기와 훈련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 핵전략폭격기 'B-52'가 3개월 만에 조선반도에 또다시 날아들어 남조선과 올해 다섯 번 째로 되는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은 것은 조선반도지역정세를 헤어나기 힘든 구렁텅이로 보다 깊숙이 밀어 넣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합공중훈련은 우리 국가를 상대로 한 미국의 핵사용기도가 실전수준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행위로 하여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발발위험은 가상적인 단계로부터 현실적인 단계에로 이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