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에게 1천만 원의 시주금을 낸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이 공판에 불출석했다. 법원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는 서울 등 국내 출장으로 알려졌는데, 재판부는 다음달 박 시장을 마지막으로 불러 증언을 들으며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범)는 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 박종우 거제시장의 배우자 A씨와 피고인 승려 B씨를 불러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7월 거제시장 선거와 관련해 두차례에 걸쳐 계좌번호로 시주금 1천만 원을 주고 받아 기부행위제한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이들의 혐의 입증을 위해 박종우 시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불출석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출석하지 않았다. 불출석 사유는 서울 출장 등 국내 업무로 알려졌다.
대신 피고인 B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3시간에 걸쳐 장시간 진행됐다. 검찰은 B씨가 계좌번호를 통해 A씨에게서 1천만 원의 시주금을 받았던 2021년 7월에 박 시장의 거제시장 출마 의사를 인지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의 자녀와 남편 문제 등 여러 사적인 얘기를 듣고 상담을 했지만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박 시장이 거제시장 출마에 의지가 있는지 잘 몰랐다"면서 "다만 외부에서 박 시장에 대해 거제시장 출마에 바람을 넣고 A씨는 말리고 있는 입장 정도는 인식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새로운 사실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A씨가 7월 계좌에 1천만 원의 시주금을 입금하기 직전에 6월 말에 한차례 돈봉투를 직접 가져왔다는 내용이다. B씨는 "6월말 박 시장과 함께 처음 만난 A씨는 가방에 돈봉투를 가지고 왔는데 나는 부담스러웠다"며 "다음에 조금만 가지고 오라며 돌려보내며 계좌번호를 줬는데, 이렇게 많이 입금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반면 A씨측 변호인은 B씨 증언에 대한 돈봉투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고 공사비 필요에 의해 기부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에 "돈 봉투를 가방에서 절반 꺼냈을 때 5만원 다발의 신권임을 인식했다"며 "절 신축 등 공사비는 업체에 이미 다 지불했기 때문에 돈을 요구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A씨에게 기부를 요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 선거법에 걸리기 때문에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장도 이날 공판에서 B씨에게 입금 확인 시기 등 여러 질문을 던졌다. B씨는 "계좌번호를 알려주고는 돈을 왜 늦게 확인했는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건설업자니까 보통 10~30만 원대의 시주금보다 조금 더 많이 넣을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돈에 관심이 별로 없어 며칠 뒤에야 금액을 확인했는데 너무 많아 놀라서 쓰지도 않고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아 선거관리위원회에 자진 신고했다"고 답했다.
재판장은 B씨의 이 같은 내용의 신문을 끝내고 다음달 10일 박 시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고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결심 공판은 선고 기일 전에 검사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 진술 등을 진행하는 재판 절차다. A씨가 거제시장 배우자로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 원 이상이나 징역형을 최종심에서 선고받으면 박 시장은 시장 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