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밤베르크 심포니의 힘 …"독일과 체코 공존"

밤베르크 심포니의 5번째 상임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빈체로 제공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가 7년 만에 내한 공연한다. 오는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5번째 상임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42·체코)가 지휘봉을 잡는다. 흐루샤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휘 인생 초기, 제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 정명훈이다. 2006~2007년 파리에서 보조 지휘자로 활동할 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정명훈(70)은 2000년부터 15년간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약했다.

한국과 인연도 깊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두 차례 공연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0년에는 스메타나 '나의 조국'을, 2013년에는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을 연주하고 호르니스트 라덱 바보락과 협연했다"며 "당시 객석은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찼다. 밤베르크 심포니와 그때의 경험을 함께 느낄 이번 공연이 기대된다"고 했다.

K-클래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인 음악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밤베르크 심포니에도 한국인 음악가가 있죠. 제가 본 대부분의 한국인 음악가는 최고 연주가예요. 한국인 특유의 에너지와 기질, 섬세함과 정밀함이 성실함과 만나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죠."

밤베르크 심포니. 빈체로 제공
밤베르크 심포니는 독일의 인구 7만 도시(바이에른주) 밤베르크를 기반으로 1946년 창단됐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체코에서 독일로 이주한 음악가를 중심으로 결성됐는데, 흐루샤 역시 체코 출신인 만큼 연주에도 체코의 감성과 색깔이 녹아 있다.

흐루샤는 "밤베르크 심포니는 수십 년 동안 프라하 내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문화를 가졌던 오케스트라에서 유래했다"며 "밤베르크 심포니와 체코 필하모닉의 선조들은 프라하에서 함께 1787년 모차르트 '돈 조반니'를 초연했을지도 모른다. 두 오케스트라를 '사존 오케스트라'(Cousin orchestra)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코와 독일이 공존하는 역사적 인식"과 "진정한 독일로부터의 뿌리"를 밤베르크 심포니의 정체성으로 꼽았다.

서울 예술의전당(29일) 공연에서는 브루크너 교향적 전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슈만 피아노 협주곡(협연 김선욱)을 연주하고, 대구콘서트하우스(28일)와 경기아트센터(30일)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대신 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흐루샤는 "드보르자크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핵심 레퍼토리 중 하나다. 보헤미안 사운드를 가진 악단과 체코 출신인 제게 이상적인 음악이기도 하다. 특히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9번은 제가 생애 처음 연주한 풀편성 오케스트라 작품이라 더 친밀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브루크너 교향적 전주곡은 교향곡에 비하면 규모가 조금 작지만 체코와 독일을 잇는 레퍼토리로서는 손색이 없죠."

'관객에게 공연 감상 포인트를 짚어 달라'고 하자 흐루샤는 "특별히 어떤 것에 집중하라고 구체적으로 조언해서는 안 된다. 다만 템포, 표현, 강조, 균형, 음색, 개성 등을 상상하며 듣다 보면 연주에 매혹되고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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