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다면 삭발 못할까요?" 4개 구단 모두 우승에 진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4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 WKBL 제공
분명 객관적인 전력은 차이가 있다.

정규리그 성적이 말해준다. 박지수와 KB스타즈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단연 우리은행이다. 하지만 치열한 2~4위 경쟁을 펼친 BNK 썸(2위)과 삼성생명(3위), 그리고 신한은행(4위)도 우승에 진심이었다.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3월11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

영화를 콘셉트로 치러진 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4개 구단 사령탑은 영화 제목과 대사를 인용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반지의 제왕'을 출사표로 내걸었다. 이미 감독으로서 6개의 반지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반지를 추가하겠다는 각오다. BNK 박정은 감독은 연고지 부산을 활용한 '부산행'을 언급하면서 "부산에 KTX를 타고 와서 시즌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선택했다. "누가 됐든 인정사정 없이 부수겠다"는 출사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 "포기하는 순간 끝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우승 공약과 함께 감독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했다. 감독들에게는 다소 난감한 요구였지만, 흔쾌히 '예스'를 외쳤다. 그만큼 우승이 간절했다.

BNK 이소희가 말한 요구사항은 '에어팟 맥스'였다. 선수는 물론 스태프까지 모두 해당되는 조건이었다. 박정은 감독은 "70~80만원이라고 들었다. 급하게 알아봤는데 하루 렌털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원하니까 우승만 한다면 뭐 하나 가져다 팔겠다"고 답했다.

신한은행 김소니아는 갑작스럽게 코칭스태프의 '삭발'을 외쳤다. 구나단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우승을 하면 삭발을 못하겠냐. 우승을 한다면 뭐든 해줄 수 있다"고 웃었다.

삼성생명 강유림의 요구사항은 다소 소박했다. 흔히 말하는 외박권을 원했다. 강유림은 "휴가 후 비시즌을 치르면 다시 힘든 훈련을 할 텐데 금박(금요일 외박) 쿠폰 10장을 달라"고 요구했고, 임근배 감독은 "우승을 한다면 10장이 아니라 20장도 주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예외였다.

박지현이 "다음 시즌 훈련 때 데시벨 70 이상 넘지 않고, 칭찬을 하루 한 번 해주는 약속을 해줬으면 한다. 감독님 본인도 모르게 화를 낼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그 선수에게 칭찬을 하나 해달라"고 구체적은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위성우 감독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쉽지 않다"고 웃어넘겼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들도 다섯 글자로 각오를 전했다. 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확률을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이겼다우리"라고 각오를 다졌고, 박지현은 "55~60%"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신한은행 이경은은 "핵흥분러들"이라면서 어린 선수들의 흥분이 좋은 에너지로 연길되길 바란 데 이어 "박지현이 55~60%라고 했으니 우리는 40%의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BNK 안혜지는 다양한 색깔을 내겠다는 의미로 "가지각색쇼"라는 출사표를 던졌고, 이소희는 "스포츠는 모르는 것이 묘미인데 50%라고 하면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서 60%로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베테랑 배혜윤은 "나되게신나"라는 출사표와 함께 어린 선수들이 신나게 뛰길 원했고, 강유림은 "반반"이라고 겸손한 예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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