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천재' 김행직(31·전남당구연맹)이 4년 만에 3쿠션 월드컵 시상대에 올랐다.
김행직은 5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3 라스베이거스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타이푼 타스데미르에 39 대 50으로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전반을 26 대 23으로 앞섰지만 후반 뒷심에서 밀렸다.
그러나 김행직은 올 시즌 월드컵 개막전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019년 10월 네덜란드 베겔 3쿠션 월드컵 우승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월드컵에서 메달을 따냈다.
3쿠션 세계 랭킹 10위인 김행직은 결승까지 이닝 평균 1.738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16강전에서 세계 2위이자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을 상대로 하이런 13점을 몰아치며 50 대 31로 제압,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김행직은 8강전에서 '당구 신동'이자 수원 매탄고 6년 후배 조명우를 무려 이닝 평균 2.77점의 맹공으로 50 대 29로 꺾었다. 4강전에서도 매탄고 3년 후배 김준태(경북체육회)를 50 대 37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도 김행직은 세계 7위 타스데미르를 맞아 3이닝까지 10 대 0으로 앞서는 등 기세를 이었다. 전반을 26 대 23으로 마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2022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우승자 타스데미르의 뒷심이 강했다. 후반 들어 타스데미르는 차곡차곡 추격했고 김행직은 단타나 공타에 그치면서 경기가 뒤집혀 30이닝째 29 대 44로 격차가 벌어졌다. 김행직은 32이닝째 37 대 44까지 추격했지만 타스데미르는 행운의 결승 포인트까지 더해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김행직은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많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면서 "결승전 과정을 잘 복기해서 곧 있을 세계 팀 3쿠션 선수권대회에서 허정한 선수와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김행직은 독일로 이동해 오는 9일부터 열리는 2023년 세계 팀 3쿠션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김준태도 이번 대회에서 세계 3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공동 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당구는 지난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세계 3쿠션 월드컵에서 조명우, 서창훈이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도 2명이 시상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