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승선이었다. 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정구) 간판 문혜경(26·NH농협은행)이 부상을 딛고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을 확정했다.
문혜경은 3일 전북 순창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발전 3차전 여자 복식 결승에 소속팀 후배 임진아(21)와 출전해 우승을 합작했다. 임유림(경남체육회)-이초롱(옥천군청) 조를 게임 스코어 5 대 1로 눌렀다.
앞서 2차전에서 우승한 이수진-고은지(이상 옥천군청)에 이어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문혜경-임진아는 2차전 이수진-고은지와 8강전에서 패했지만 3차전에서 우승하며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초 문혜경은 대표팀 주축으로 꼽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과 혼합 복식 은메달을 따낸 문혜경은 2019년 타이저우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혼합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을 코앞에 두고 악재를 맞았다. 지난달 1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023 국제 소프트테니스 챔피언십' 여자 단식 8강전 도중 왼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것. 발을 접질린 문혜경은 한동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달 26일 시작되는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문혜경은 그러나 부상을 이겨내고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NH농협은행 및 여자 대표팀 사령탑은 유영동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국제 대회에 출전했는데 부상을 당해 마음이 무척 안타까웠다"면서 "심신이 힘들었지만 혜경이가 잘 이겨내 결국 아시안게임에 나서게 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 후 문혜경은 "대표 선발전만 바라보고 훈련해왔는데 2주 전 부상을 당해 귀국해서 깁스를 풀자마자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아프기도 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면서 "과연 내가 대표가 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들고 부담감도 많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소속팀과 감독님, 코치님(한재원), 동료들, 부모님 등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실망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면서 "진아가 아픈 언니 데리고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대견하고,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6번째 국가대표 발탁이다. 문혜경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태극 마크를 달았다. 임진아는 지난해에 이어 2번째 대표로 선발됐는데 "결승 때 많이 긴장을 했는데 파트너인 혜경 언니를 믿고 재밌고 즐겁게 게임에 임하니까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남자 복식 3차전에서는 이현수(39)와 김현수(35·이상 달성군청)가 결승에서 김태민-김진웅(이상 수원시청)을 5 대 2로 물리쳤다. 이현수와 김현수는 2차전 복식 결승에서 윤형욱-김병국(이상 순창군청)에 아쉽게 4 대 5로 졌지만 3차전 우승으로 함께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감격적인 발탁이다. 베테랑 이현수는 2008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22년 등 5번 상비군 경력에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은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김현수는 2016년, 2017년, 2021년, 2022년 4번 상비군으로만 뛰다 첫 국제 대회 엔트리에 올랐다. 둘 모두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소프트테니스는 남녀 각 5명이 출전한다. 남은 1명씩은 오는 8일 끝나는
단식 선발전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