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엄석대'에 빗댄 이준석 "'천·아·용·인'에 기회 달라"[영상]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엄석대와 무리 언급
엄석대에 맞서다 '내부총질러' 찍힌 한병태에 이준석 자신과 '천·아·용·인' 빗대
"엄석대 개인에게도 비극이었던 결말…투표로 바꿔달라"

연합뉴스·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폭압적인 반장 엄석대와 그 무리를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 인사들에 빗대 비판하면서, 자신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원하고 있는 '천·아·용·인'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소설 속 엄석대에게 맞서려 했던 한병태를 이 전 대표 자신과 천하람 후보(당 대표), 허은아·김용태 후보(최고위원), 이기인 후보(청년최고위원)에, 엄석대의 전횡을 끝낸 새로운 담임 선생을 국민에 비유해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꿔달라"고 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관련해 "엄석대는 형식적으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지만,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서 징벌했다"며 "한병태는 그런 엄석대에게 저항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히고 사소한 잘못을 계속 찾아내 담임 선생님에게 제보하면서 공격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사건 등을 떠올리게 하는 설명을 통해 사실상 윤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 이 전 대표 사이 갈등을 거론한 것이다.


또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시나"라며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 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 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지금의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인가,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인가"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과 관련 인사 중 누구의 실명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들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엄석대에게조차 비극으로 끝난 소설과 다른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선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이 지원하는 후보들이 지도부에 입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곧 투표가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네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은 사람에 충성하라는 충성 맹세를 거부한 이유로 엄석대의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공격받는다"며 "네 후보가 더 큰 힘을 갖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된 이 전당대회의 결말은 다르게 쓰여야 한다"며 "차라리 왕이 백성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귀를 덮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지고 성군이 되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결말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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