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3일 "단일화의 진정성과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며 "그분들에게 도대체 정치란 신의도 도의도 없는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전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과 제가 단일화를 이루고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두 사람은 원팀이며 국민통합정부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 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렇게 단일화를 희망했던 분들이 1년도 안 돼 저의 과거 발언을 트집 잡고 정체성이 어떻네 하면서 흑색선전을 벌일 때는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정치가 아무리 냉혹하고 비정하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조변석개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며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하여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대답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초 '친윤' 의원들이 대선후보 단일화를 평가절하했던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친윤' 의원들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진성성 있게 한 건지 다른 어떤 생각이 있으신지 모르겠다(이철규 의원)", "엄밀하게 얘기하면 안철수 대표는 갈 데가 없었다(김정재 의원)"며 비판했다.
안 후보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1주년 기자회견이 이례적'이라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꿨지 않나"며 "정말 의미있는 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결선에 가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전당대회 막판에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엔 "제가 어떤 각을 세웠느냐"며 "저는 대통령을 믿는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른바 '윤안연대'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 이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던 안 후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강조하는 한편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과 '불공정'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안 후보가 전당대회 막판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에 맞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원이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 빚는 것을 우려했고, 당 내분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발언에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발언"이라며 "용산뿐 아니라 우리 당에도 좋지 않고 굉장히 반감을 가지는 당원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