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워니가 쏘아올린 극적인 코트 중앙선 버저비터가 KBL의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가 연출한 역전 드라마의 발판이 됐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SK는 2일 일본 우쓰노미야 닛칸 아레나 도치키에서 열린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B조 1차전에서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스를 92-84로 눌렀다.
SK는 KBL 출신으로 35득점을 몰아넣은 앤드류 니콜슨과 신장 220cm의 장신 센터 리우 추안싱에 밀려 3쿼터 한때 18점 차로 밀렸다.
대회 규정상 자밀 워니와 리온 윌리엄스 등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뛰었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최준용의 부상 공백은 상당히 컸다.
3쿼터 막판 SK의 거침없는 공세가 시작됐다. 워니의 버저비터가 추격전의 분위기를 확 끌어올렸다. 워니가 하프라인에서 던진 초장거리 3점슛이 3쿼터 종료 버저와 동시에 림을 통과했다. 점수차는 3점으로 좁혀졌다.
SK는 4쿼터 들어 기동력이 떨어지는 장신 센터 리우 추안싱의 수비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득점력을 폭발시켰다. SK는 김선형의 활약으로 스코어를 뒤집었고 베이 에어리어가 외곽슛 난조에 빠지면서 서서히 점수차가 벌어졌다.
워니는 30득점 19리바운드로 활약했고 김선형은 22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윌리엄스는 19득점 16리바운드로 워니와 함께 나란히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전희철 감독은 "KBL에서도 29점 차를 뒤집은 적이 있다. SK가 후반에 강하기 때문에 18점이 큰 점수차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스피드를 살리면 따라갈 수 있는 점수차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는 전희철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 2021-2022시즌 1월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정경기에서 한때 29점 차까지 벌어졌던 열세를 뒤집고 1점 차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우리 장점만 나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힘든 경기였다. 베이 에어리어 팀의 실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우리는 작년 우승팀이고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EASL에서 KBL을 대표해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팀 승리를 이끈 김선형은 "상대의 개인기와 신장이 좋고 스피드로 빨라서 우리가 처음에 고전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감독님께서 수비 전술을 바꿔준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이후 우리가 잘하는 속공이 나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SK가 2019년 EASL 터리픽12 친선 대회에서 2위에 머물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중국팀에게 져서 준우승을 했는데 중국팀을 이겨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